네팔서 정부 소셜미디어 차단 항의 시위대·경찰 충돌

8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정부의 소셜미디어 무더기 접속 차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 와중에 차량이 불타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8일(현지시간) 정부의 소셜미디어 차단 조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시위대의 유혈충돌로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만 명이 의회 청사 주변에 모여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 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차단 철회를 요구하며 “소셜미디어가 아닌 부패를 척결하라”고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 바리케이드를 뚫고 의회 난입을 시도하며 구급차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으로 진압에 나섰다.

카트만두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군 병력이 투입됐다.

국립외상센터로 이송된 사망자 7명과 수십 명의 부상자 중 다수가 머리와 가슴에 총상을 입었다고 바드리 리사 박사가 AP통신에 밝혔다.

20세 시위자 이만 마가르는 AFP통신에 “평화 시위를 위해 갔는데 경찰이 금속탄을 쐈다. 손의 일부를 잃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위자는 ANI통신에 “경찰이 무차별 사격해 뒤에 있던 친구가 손에 총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동부 이타하리에서도 폭력 충돌로 2명이 사망했으며, 비라트나가르, 바라트푸르, 포카라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주로 20세 이하 청년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주최 측은 이를 ‘Z세대의 시위’로 불렀다.

네팔서 'SNS 차단' 항의 시위.사진=연합뉴스

네팔 정부는 지난 5일 등록하지 않은 26개 소셜미디어를 차단했다.

3천110만 인구의 90%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가운데, 차단 면제된 틱톡에는 고위층 자녀의 사치와 민생고를 대조하는 영상이 퍼졌다.

K.P. 샤르마 올리 총리의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 Communist Party of Nepal-Unified Marxist-Leninist)과 네팔회의당(NC, Nepali Congress) 연립정부는 부패 척결 약속 미이행으로 비판받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시위대 사망·부상에 충격받았다”며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고, 국제앰네스티는 실탄 사용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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