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벽화 앞에서 '충성편지' 채택 군중대회
북한은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각 도에서 김정은에게 올리는 '충성의 편지'를 채택하는 군중대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김정은의 대형 모자이크벽화 앞 광장에서 열린 대회에 지방당·정권기관 간부와 근로자, 청년·학생이 참가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13일 김정은의 외교 성과를 과도하게 부각하며 그를 ‘위대한 지도자’로 찬양하고 주민들의 맹목적인 충성심을 강요하는 내부 선전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고립 심화와 경제난 속에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독재 정권의 필사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절대적 권위는 강대한 조선의 존엄이고 위상이다'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총비서 동지께서는 영활한 외교지략과 정력적인 대외활동으로 조선을 축으로 하는 세계 정치구도를 새롭게 정립하시였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신문은 "핵보유국의 지위가 불가역적인 것으로 된 것은 천하제일 배짱가이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만이 이룩하실 수 있는 업적"이라며, "우리 국가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군력을 비축한 세계적인 군사최강국으로 부상시켰다"고 거짓을 찬양했다.
김정은이 최근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해 첫 다자외교 '데뷔전'을 치른 것을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북한의 국제적 고립과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김정은, 정권수립 77주년 기념 리춘히·김옥주와 기념촬영
북한 김정은이 지난 9일 공화국 창건(정권 수립) 77주년 경축행사에 초대된 노력혁신자와 공로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TV가 다음날인 10일 보도했다. 북한의 간판 아나운서인 조선중앙TV 리춘히(하늘색 한복)와 가수 김옥주가 함께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정권은 이 같은 우상화 작업을 넘어선 강제적 내부 결속에도 주력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정권 수립 77주년 기념일(9·9절) 경축행사에서 김정은과 기념사진을 찍은 '노력혁신자'(산업현장에서 모범을 보인 근로자)들의 열렬한 '후기'를 실어, '충성하면 보상받는다'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강요했다.
특히 기념촬영에는 간판 아나운서인 조선중앙텔레비전(TV, Television) 리춘히, 가수 김옥주, 인기 드라마 배우 문일철, 무용 배우 김윤심 등 문화예술 종사자들이 대거 동원되어 정권 선전에 적극 활용되는 모습이었다.
북한, 각 도서 '충성의 편지' 채택 군중대회
북한은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각 도에서 김정은에게 올리는 '충성의 편지'를 채택하는 군중대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채택된 편지는 이어달리기 대열에 전달돼 각지 주민들의 환송 속에 평양을 향해 출발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북한은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행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며 내부 결속을 더욱 다졌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백두산에서는 한국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성 군무자들이 최고 지도자를 향한 충성의 편지를 채택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편지에는 당중앙을 결사 보위하는 무쇠 방패, 억척의 방탄벽이 될 전체 사회안전군 장병들의 철석의 신념과 의지, 불같은 맹세가 담겨져 있다"고 강변하며 충성 맹세를 강요했다.
이 행사는 지난 8일 노광철(국방상) 주재로 인민군 군무자들이 시작했으며, 각 도 지방당과 경제기관, 대학 등의 간부와 청년학생들까지 편지를 들고 평양으로 향하는 군중대회가 지난 11일 열리는 등 북한 사회 전체를 우상화 광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 군중대회에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모자이크 벽화와는 달리 김정은이 '단독'으로 등장한 모자이크 벽화가 여러 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김정은이 독자적인 위상 강화에 박차를 가하며, 김씨 일가의 '백두혈통'을 넘어선 자신만의 절대 권력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