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 관련 소프트웨어 오류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빚은 에어버스 A320 계열 여객기가 전 세계적으로 운항 차질을 빚고 있으나, 한국은 정부와 항공사들의 발 빠른 대처로 국내 항공 대란을 성공적으로 방지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운항 중인 A320 계열 여객기 80대 가운데 리콜 대상인 42대 중 40대가 이미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마쳤으며, 나머지 2대 또한 당일 내 조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의 A320 안전 개선 긴급 공문.사진=EASA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국내 항공사 중 A320 계열 여객기를 운항하는 대한항공(18대), 아시아나항공(24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 에어로케이(9대), 파라타항공(2대) 등 6개사 가운데, 대한항공 10대, 아시아나항공 17대, 에어부산 11대, 에어로케이 3대, 에어서울 1대 등 총 42대가 이번 리콜 대상이다.
이들 리콜 대상 여객기는 모두 조종석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1시간 이내에 조치가 가능한 기종이며, 3∼4시간이 소요되는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한 구형 기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토교통부는 에어버스의 A320 리콜 조치 발표 직후 국내 항공사들에 긴급 감항성 개선 지시를 내렸다.
에어버스 또한 항공사들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시행을 통지했으며, 이에 국내 항공사들은 신속하게 대응했다.
2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42대 중 40대(95퍼센트)의 업데이트가 완료되었으며,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로케이는 필요한 항공기의 업데이트 작업을 모두 마쳤다.
나머지 2대 역시 야간 작업을 통해 이날 자정 전 모든 조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에어버스 A320 소프트웨어 문제로 전일본공수(ANA) 항공편이 취소된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카운터.사진=연합뉴스
에어버스는 전날 A320 계열 여객기에서 급강하 등 비행 안전에 심각한 이상을 미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규모 리콜 명령을 내렸다.
이는 지난달 30일 멕시코 칸쿤에서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로 향하던 미국 항공사 제트블루 A320 여객기가 비상 착륙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체 고도를 급격히 떨어트릴 우려가 있는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강력한 태양 복사열이 항공기의 조종 계통 프로그램(ELAC)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면서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은 A320 계열 항공기가 30일 오전 8시 59분(한국시간 기준)까지 ELAC 소프트웨어를 교체하거나 관련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는 긴급 공문을 각국 항공 당국에 발송했다.
세계적으로 약 1만1천300대의 A320 계열 여객기가 운항 중이며, 일본 전일본공수(ANA)는 95편을 취소하고 에어프랑스-KLM그룹은 35편의 운항을 취소하는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결항과 출발 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국적사별 조치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으며, 대규모 지연이나 운항 차질 발생 시 즉각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