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잔해에 망가진 폴란드 주택.사진=연합뉴스

폴란드 당국은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 위협에 대응해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및 동맹국 항공기를 예방적으로 배치했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의 러시아 드론 공격 위협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지상 방공 및 정찰 시스템도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폴란드군 작전사령부는 이날 오후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며 국민 보호와 영공 수호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엑스에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폴란드 국경 근처를 비행하는 러시아 드론의 위협에 대응해 우리 영공에서 폴란드 및 동맹국 항공기의 예방적 작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상 방공 체계는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항공 당국은 군용 항공 활동으로 인해 동부 루블린 공항을 오후 6시까지 폐쇄했다고 폴란드 통신사 PAP(Polish Press Agency, 폴란드 언론사)를 통해 밝혔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루마니아에서도 러시아 드론이 영공을 침범해 루마니아 공군이 F-16 전투기 2대를 긴급 출격시켰다.

이오누트 모스테아누 루마니아 국방장관은 스페인 통신사 EFE(Europa Press Agency, 유럽 언론사)를 통해 “루마니아 공군이 오늘 국가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가로막았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프라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드론이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스테아누 장관은 “2대의 F-16 전투기가 드론을 추적하며 레이더에서 사라질 때까지 감시했다”며 “출몰 지역 주민들에게 위험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이 드론전에 집중되면서 접경국 영공 침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나토 로고. 사진=연합뉴스


폴란드 정부는 지난 10일 오전 19건의 영공 침범을 확인했으며, 러시아 드론 3~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흘간 드론 잔해 17개를 회수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방공망 교란용으로 투입하는 미끼 드론 '게르베라'(Gerbera)로 확인됐다.

당시 폴란드 공군은 F-16 전투기를 출격시켰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나토)는 조약 4조를 발동해 네덜란드의 F-35 전투기, 이탈리아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Airborne Warning and Control System·공중조기경보통제기), 독일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을 지원했다.

나토 조약 4조는 동맹국의 영토 보존이나 안보 위협 시 긴급 협의를 요청할 수 있는 조항이다.

나토는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지난 12일 밤부터 ‘이스턴 센트리’(Eastern Sentry, 동부전선 감시경계)로 명명한 새 임무를 개시했다.

이 임무는 러시아의 드론 및 기타 위협에 맞서 동부 국경의 방공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이번 조치는 나토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