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MI6, Military Intelligence Section 6) 국장은 19일 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감당하지 못할 일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무어 국장은 주이스탄불 영국총영사관 연설에서 “푸틴은 쉽게 승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을 과소평가했다”고 밝혔다.
무어 국장은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국가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서방 진출을 가속화했으며,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가입을 설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진정한 관심이 없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극도로 어려운 타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2017년 주튀르키예 영국대사를 지낸 무어 국장은 튀르키예의 국제사회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강력히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말 MI6의 첫 여성 수장 블레이즈 메트러웰리에게 자리를 넘기고 퇴임한다.
텔레그래프는 무어 국장이 제프리 엡스타인 논란으로 해임된 피터 맨덜슨 주미 영국대사 후임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무어 국장의 발언은 러시아의 최근 영공 침범(에스토니아, 폴란드, 루마니아)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나토 동부전선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그의 비판은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