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상민 전 검사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으로 구속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피습 사건을 ‘법적으로 테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기간 뉴스 통신사인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지난 9일 특검 조사에서 국가정보원 특보 시절 작성한 법률 검토 보고서의 경위를 자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는 김 여사 측에 작년 4·10 총선 공천 청탁 여부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테러 미지정 보고서에 대한 축소·은폐 지적이 잇따르자 김 전 검사가 “현행법상 테러단체 무관 개인 범죄로 결론 내린 법리 검토”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치테러 사건' 축소·은폐 관련자 고발하는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
더불어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왼쪽)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에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시절 발생한 피습 사건 축소·은폐 의혹 관련자를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치테러대책위 소속 김동아 의원.사진=연합뉴스


2016년 제정된 테러방지법(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은 테러를 국가·지자체 권한 방해 등을 목적으로 한 살인·폭파 등 범죄로 정의하나, 주체에 대한 규정은 없고 테러단체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2024년 1월 부산 가덕도 방문 중 60대 김모 씨의 흉기 피습으로 부산대병원을 거쳐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입원 치료를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를 ‘테러’로 규정했으나, 부산경찰청은 김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었다.

김씨는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 국정원이 김 전 검사의 보고서를 근거로 사건을 테러가 아닌 형사사건으로 축소·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흉기 길이 18센티미터(cm)를 ‘커터칼’로 표현하고 “테러에 해당하지 않으며 지정 실익 없음” 내용이 담겼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2일 “국정원 기조실 법률처는 검찰이 테러 혐의로 기소했다면 지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나, 경찰은 국정원 접근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5일 김 전 검사와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내란특검에 고발했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 측에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천만원에 전달하며 공천 청탁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18일 구속됐다.

그는 2023년 9월 부장검사 시절 창원 출마 문자로 논란을 빚었으며, 명태균 전 브로커는 김 여사의 지원 약속을 주장했다.

공천 탈락 후 4개월 만인 작년 8월 국정원 특보에 임명됐고, 조사에서 “기조실장 내정 후 민정라인 반대로 특보 거쳤다”고 진술했다.

내란특검 수사가 본격화되지 않은 가운데, 김 전 검사의 진술이 특검 향배에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