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 중인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창립 80년을 맞아 세계가 전쟁의 잔해 속 무모한 파괴와 인간 고통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개막 연설에서 “전쟁의 야만성이 우리가 허용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며 “유엔헌장(UN Charter)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토대이며, 토대가 갈라지면 모든 것이 균열한다”고 밝혔다.

이어 “규칙을 무시하는 국가들과 인간이 인간 이하로 취급받는 상황을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단의 민간인 학살과 기아, 우크라이나의 폭력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과 인프라 파괴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해 “죽음과 파괴의 규모는 재임 중 본 어떤 분쟁보다 크다”며 즉각적인 영구 휴전, 모든 인질 석방, 완전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중동 평화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평화, 존엄, 정의, 인간성을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하나로 일할 때 가능한 세계를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1월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했으며, 임기는 2026년 12월 31일까지다.

한편, 이번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차기 사무총장 후보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UN Security Council)가 후보를 추천하며,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미국 등 5개 상임이사국의 합의가 필요하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