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 출석하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의 첫 공판 기일이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전직 영부인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출석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로, 이날 재판에 이목이 집중됐다.

김건희 여사는 검은 정장 차림에 수용번호를 달고 법정에 출석했으며,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한 심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개 숙인 채 출석하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0분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김건희 여사의 재판이 진행된 서울중앙지법 서관 311호 중법정에는 마련된 약 1백여 개의 좌석 중 90여 개 좌석이 취재진과 방청객들로 북적였다.

김건희 여사는 낮 12시 35분 서울남부구치소를 출발해 오후 1시 25분 서울 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으며, 구치감에서 대기하다 법정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오후 2시 9분께 입정하여 법정 촬영 허가 사유와 촬영 시 유의사항 등을 설명한 뒤, 김건희 여사를 불렀다.

김건희 여사는 검은 정장 차림에 뿔테 안경을 쓰고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들어섰다. 머리는 뒤로 묶었으며,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4398번'이 적힌 배지가 달렸다.

양손을 앞에 모으고 들어선 김건희 여사는 피고인석에 앉기 전 방청석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후 약 1분가량 언론사들의 촬영이 이루어졌고, 촬영 인원이 모두 철수한 뒤 본격적인 공판이 시작됐다.

김건희 여사는 재판부가 진술거부권을 고지한 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냐고 묻자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들이 참여해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법조인인 특검팀 검사와 변호인 사이의 공방과 달리 배심원을 설득하는 과정이 들어간다.

김건희 여사는 피고인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에서 생년월일을 묻는 말엔 "1972년 9월 2일"이라고 언급했고, "직업이 없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는 "네.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본적을 확인하는 질문과 주소 변동 사항이 있을 시 알려달라는 재판부 당부에도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김건희 여사는 담담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거나 살짝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었다.

중간중간 옆자리에 앉은 최지우 변호사, 채명성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약 40분 만인 오후 2시 50분께 재판이 종료되고 재판부가 퇴정한 뒤에도 김건희 여사는 변호사들과 1분여간 대화를 나눈 후 법정을 떠났다.

김건희 여사 측 유정화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취재진 질문에 "별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접견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며 "재판 중계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모두 반대 의견"이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첫 재판 출석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하여 8억1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지난달 29일 구속기소 됐다.

또한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합계 2억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적용됐다.

이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 합계 8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