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양국 국방부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계획의 추진 현황을 점검한 결과, 조건 충족에 상당한 진전이 있음에 공감했다고 국방부가 24일 밝혔다.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27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Korea-US Integrated Defense Dialogue) 회의를 통해 양국은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변화하는 역내 안보 환경에 대응한 동맹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양국 국방부는 KIDD 회의 결과 참고자료를 통해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조건 충족의 상당한 진전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현재 평시작전권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의장(4성 장군)이, 전시작전권은 미군 4성 장군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각각 행사하고 있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국군 4성 장군이 평시와 전시 모두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된다.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은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한국군의 군사적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3가지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여부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등 전구급 한미 연합 훈련을 통해 정례적으로 평가되며, 최초작전운용능력(IOC, 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검증, 완전운용능력(FOC, Full Operational Capability) 검증, 완전임무수행능력(FMC, Full Mission Capability) 검증의 3단계를 거친다.
현재 2단계인 FOC 검증이 진행 중으로, FOC 대상 부대 검증은 대부분 완료됐으나 미래 연합사 관련 FOC는 아직 최종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KIDD 회의에서 한미가 '조건 충족의 상당한 진전'에 공감한 것에 대해 “전작권 전환 조건과 관련해선 현재 FOC 검증을 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평가 과제에서 진전을 이뤄나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IDD 회의는 한미 간 적시적이고 효과적인 안보 협의를 위해 2011년 시작된 고위급 회의체로, 매년 1~2차례 양국이 번갈아 개최해왔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월의 제26차 회의에 이어 4개월여 만에 열리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회의이다.
한국 국방부의 윤봉희 국방정책실장 대리와 미국 국방부의 존 노 동아시아부차관보가 양측 수석대표로 참석했으며, 양국 국방 및 외교 분야 주요 직위자들도 함께했다.
양국 국방부는 공동언론보도문에서 “이번 회의에서 최근 변화하는 역내 안보 환경에 대응해 한미동맹을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현대화하기 위한 국방 분야 협력 전반을 평가하고,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측은 우리의 우수한 방위산업 역량을 기반으로 한 조선·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제안했으며, 미국 측이 이에 공감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조선업 역량과 연계한 미국 함정 건조 협력 방안이 제안되었고, 미국 함정 및 항공기(고정익·회전익) 유지·보수·정비(MRO,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북러 군사협력에 대응하여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 측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 협력 등 대북정책 공조도 미국 측에 당부했다.
양국은 북한 위협 억제·대응을 위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공감하며 안보 환경 변화를 반영한 연합 연습 시행 평가, 내년도 연습 시행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외에도 사이버·우주·미사일 분야 연합연습 및 훈련 강화, 북핵·미사일 위협 억제·대응을 위한 한미동맹 기반 한미일 안보협력 모멘텀 지속, 국방과학기술 협력 확대 등에도 공감했다.
양국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국방 분야 후속조치 이행을 위한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는데 공감하고, 향후에도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