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는 고 오요안나 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27일간의 불굴의 단식 농성 끝에 MBC 사측과 합의하고 5일 단식을 중단했다.

이는 한 시민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 자유와 존엄을 지켜낸 투쟁의 승리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직장 내 권력 남용에 엄중한 경고를 던지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장 씨는 합의에 따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했다.

시민단체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는 5일 MBC와 유족 측의 잠정 합의 사실을 전했다.

MBC는 고인에 대한 공식 사과, 명예 사원증 수여,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대국민 기자회견을 오는 15일 유족 측과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소중한 자유와 생명을 잃은 오 씨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사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적 약속이자, 자유로운 개인의 권리가 침해당한 것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MBC 본사에 마련된 추모 공간은 오 씨의 2주기인 2026년 9월 15일까지 유지된다.

MBC의 이번 결정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존 기상캐스터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면서도, 해당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하기로 한 조치다.

이는 단순한 고용 형태의 변화를 넘어, 불안정한 직업 환경이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침해하는 권력 남용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한 결과다.

비정규직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한 권력 관계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모든 근로자가 자유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려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장 씨는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딸이 숨진 뒤, MBC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재발 방지, 고인의 명예 회복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월 8일부터 MBC 본사 앞에서 27일간 외롭고도 강렬한 단식 농성을 이어왔다.

자유로운 개인의 권리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한 시민의 절규는 결국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는 초석이 되었다.

이번 합의는 단지 하나의 비극적 사건 종결을 넘어, 부당한 권력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용기가 어떻게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기반을 굳건히 하고, 모든 시민의 존엄을 수호하는지를 보여주는 값진 본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