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한 사기 작업장 건물.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은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 살인 사건과 관련해 중국인 3명을 살인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국영 AKP 통신에 따르면, A(35)씨 등 30∼40대 중국인 용의자들은 깜폿주 보꼬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깜폿지검 대변인은 B씨가 지난 8월 8일 오전 2시께 검은색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B씨 시신에는 온몸에 멍 자국과 상처 등 고문 흔적이 뚜렷했다.
현지 경찰 사망 확인서에는 사인으로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를 적었다.
B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했으나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후 가족은 중국 동포(조선족) 말투를 쓰는 협박범으로부터 “B씨가 사고를 쳤으니 해결해야 한다”며 5천만원 넘는 돈을 요구받았다.
이로 인해 한국 경찰과 외교부에 신고했으나, 캄보디아 내무부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가족이 대사관이나 현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당국은 어떠한 항의나 정보도 접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 대변인 명의 발표문.사진=AKP 통신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수사 과정에서 현지 당국은 범행 현장으로 추정되는 보꼬산 인근 빌라를 급습해 30대 중국인 공범 1명을 추가 검거했다.
해당 지역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와 감금 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곳으로, 올해 8월까지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330건에 달하며 지난해(220건)보다 급증했다.
내무부는 “관할 당국이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나머지 공범 추적을 계속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캄보디아 내 중국계 범죄조직의 한국인 대상 범죄 증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외교부는 현지 일부 지역에 여행 자제 및 특별여행주의보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