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릿쿄대에 세워진 윤동주 기념비
일본 도쿄 릿쿄대에서 11일 제막식을 통해 공개된 시인 윤동주 기념비. 도쿄에 윤동주 기념비가 세워진 것은 최초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윤동주 시인은 11일 그의 도쿄 모교인 릿쿄대에서 80주기를 기념하며 최초로 세워진 기념비 제막식을 맞았다.
릿쿄대 서쪽 14호관 인근에 설립된 기념비에는 윤동주 사진, 그의 릿쿄대 생활을 설명한 글, 그리고 1942년 6월 3일 한글로 쓴 ‘쉽게 씌어진 시’와 그 일본어 번역본이 새겨졌다.
윤동주는 1942년 4월부터 반년간 릿쿄대에서 공부하며 백합 문양이 인쇄된 편지지에 시 5편을 작성했으며, 이 원본은 현재 연세대 윤동주기념관에 보존되어 있다.
윤동주 기념비 세운 도쿄 릿쿄대 총장
일본 도쿄 릿쿄대에서 11일 열린 시인 윤동주 기념비 제막식에서 니시하라 렌타 릿쿄대 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니시하라 렌타 릿쿄대 총장은 제막식에서 “80년 만에 윤동주 시인이 릿쿄대에 돌아왔다”며 “그가 친구에게 맡긴 시 5편이 기적적으로 보존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윤동주가 재학 중 걸었을 비석 인근 길과 사제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의 평화와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윤인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일본 내에서 윤동주 시인에 대한 진실을 찾고, 평화와 화해를 위해 과거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이어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교토와 후쿠오카에 이어 릿쿄대 기념비 설립으로 윤동주를 기리는 터전이 완성되었다고 평가했다.
윤동주는 1943년 도시샤대 재학 중 조선 독립 활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이혁 주일 한국대사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제막된 이 기념비가 한일 양국의 화해와 협력의 가교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쿄 릿쿄대에 세워진 윤동주 기념비
일본 도쿄 릿쿄대에서 11일 제막식을 통해 공개된 시인 윤동주 기념비. 도쿄에 윤동주 기념비가 세워진 것은 최초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제막식은 릿쿄대의 성공회 선교사 뿌리를 반영해 예배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마지막에 꽃을 바쳤다.
행사 전 한국교육재단과 릿쿄대 외국어교육연구센터는 ‘시인 윤동주와 함께하는 릿쿄의 가을’ 시 낭송 및 시화 대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