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식시장 민감성을 미국의 약점으로 보고 무역 분쟁에서 강경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Wall Street Journal)은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경제의 장기 갈등 체력 부족을 확신하며 압박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식시장 집착을 '아킬레스건'으로 파악한 점을 강조했다.
소식통들은 시진핑 주석이 고용 증가 둔화, 제조업 위축, 물가 상승 등 미국 경제 지표를 근거로 무역 분쟁 장기화를 미국이 견디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소식통들은 지난 5월 미국과의 무역 전쟁 '휴전' 합의가 중국의 자신감을 높였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100퍼센트(%)를 초과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나, 중국의 보복 관세와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로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자 관세를 대폭 철회하고 유예했다.
이 과정에서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비꼬는 신조어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가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가 유행했다.
미국 외교협회(CFR,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러시 도시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희토류 자석 문제에서 물러선 것처럼 이번에도 후퇴할 것이라는 믿음이 중국의 대규모 도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 제재 등 압박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성사 시에도 무역 갈등이 획기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해스는 “양측이 관세 인상 제한을 골자로 한 무역 '휴전' 기간 연장을 발표할 수 있다”며 “다만 중대한 돌파구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 보도는 미중 갈등이 APEC 회담을 넘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