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한미 무역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우리는 한국과 마무리하려는 참이다”며 투자 패키지 구성과 외환 안전장치 등 디테일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 답하며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관세 협상에서 미국의 대(對)한국 상호 관세를 25퍼센트(%)에서 15퍼센트(%)로 낮추고, 한국의 총 3천500억 달러(약 473조원) 규모 대미 투자를 합의했으나, 투자 방식과 달러 조달에 따른 외환시장 안전장치에서 이견이 있었다.

한국은 3천500억 달러 중 직접 현금 지분 투자(equity)를 5퍼센트(%) 정도로 제한하고, 대부분 보증(credit guarantees)과 일부 대출(loans)로 채우려 했으나, 미국은 일본 사례처럼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합리적 지분 투자 비중, 상업적 합리성 기반 투자처 선정 관여권을 요구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으로 2개월 반 후속 협상이 타결 직전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담하며 최종 조율을 추진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 방문 중 베선트 장관과 만나 측면 지원할 예정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대표와 접촉하기 위해 이미 미국을 찾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3일 국회에서 “미국 측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장관은 지난달 11일과 지난 4일 러트닉 장관과 뉴욕에서 만나 무제한 통화 스와프 포함 '수정 제안'을 제시했으며, 러트닉 장관은 한국의 외환 불안 우려에 일부 공감을 표했다.

이 협상 타결은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담을 앞두고 투자 양해각서(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 서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속 한국의 대미 투자 확대를 통해 양국 경제 안정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베선트 장관은 “한국과의 협상이 끝나면 다른 국가 협상에 탄력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