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법원 현장검증 강행…野 항의 속 국감장 떠나.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이 15일 오후 예고한 대로 대법원 현장검증을 강행하면서 국정감사가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현장검증을 "사법 장악", "입법 쿠데타"라고 규정하며 파행을 선언하고 국회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으로 질의가 이루어졌다.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오찬을 마친 뒤 오후 3시 36분께 국정감사를 재개하면서 "법원행정처 안내로 대법정과 소법정, 대법관실로 이동해서 현장을 검증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추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 속에 국정감사장을 떠나,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안내를 받아 오후 3시 40분께 대법정에 도착했다.
이들은 4분간 대법정을, 3분간 소법정을 둘러보며 '현장검증'을 했다. 이어 9층으로 향해 대법관실을 10여분간 둘러본 후 국정감사장으로 복귀했다.
당초 대법원장실과 서버실도 현장 검증하여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에 대한 로그기록 등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는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현장검증 이후 취재진과 만나 "대법관 수가 증원될 경우 대법원을 증축해야 할지, 이전해야 할지 또는 사무실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확인해야 입법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대법원 측의 안내로 원활하게 잘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법원 관계자들이 굉장히 흔쾌히 여러 곳을 보여줬고 앞으로 대법관이 증원되면 예산이 얼마나 필요하고, 국회가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대법원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법사위 상황 살피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직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준비한 인사말을 하지 못한 채 현장점검으로 이어지자 법사위원장석 상황을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측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현장검증을 하겠다며 국정감사장을 떠나자 국정감사 파행을 선언하고 국회로 발길을 돌렸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법부 겁박", "대법원 불법 점령", "의회 독재·입법 쿠데타" 등 격한 표현들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오늘 검증은 불법이란 것을 이야기하고 검증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검증을 강행했다"라며, "한마디로 법원을 압박하면서 대법정, 소법정을 휘젓고 다녔다. 이것은 법원을 점령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본다"고 반발했다.
신동욱 의원 또한 "명백히 불법 대법원 '점령 시도'"라며 지난 월요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러 온 조희대 대법원장을 사실상 감금하다시피 해서 질문과 답변을 강요한 데 이어, 이날 대법원을 찾아와서 불법적인 현장검증이란 이름 아래 대법원을 탄압하는 데 매우 큰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현장검증을 마친 뒤 국정감사장으로 복귀하여 국정감사 질의는 오후 4시 30분부터 재개됐다.
그러나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결국 '반쪽 국감'이 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추미애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법사위원들과 대법원 16층 오찬장에서 점심을 함께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추 위원장은 오전 국정감사에서 "오후 질의응답 시에는 대법원장님 인사말과 마무리 종합발언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