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제재 주요 캄보디아 기업

미국과 영국 정부는 캄보디아 등지를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며 전 세계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내고 인신매매한 노동자들을 고문하는 불법 스캠(사기)센터를 운영해온 조직을 제재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를 근거지로 한 프린스 그룹(Prince Group)과 그 회장 천즈(Chen Zhi)를 제재하며, 전 세계 사기 피해자 돈을 뜯어내고 노동자를 고문하는 스캠(사기) 센터 운영을 단속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한국 젊은이 유인·감금·고문 사건과 연계된 국제적 범죄 네트워크를 겨냥한 것으로, 프린스 그룹 자산 동결과 천즈 기소를 포함한다.

미국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천즈 회장 등 146명을 제재했다. 영국 정부는 프린스 그룹, 레저·엔터테인먼트 사업 레진베이 그룹(Jinbei Group),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 거래소(Byex Exchange), 골든 포천 리조트 월드(Golden Fortune Resorts World) 등 6개 단체와 6명을 제재하며, 런던 부동산 19채를 동결했다.

이 부동산에는 1천200만 파운드(약 230억원) 저택, 1억 파운드(약 1천900억원) 사무용 건물, 아파트 17채가 포함된다.

프린스 그룹은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기술 단지'로 위장한 스캠 센터를 건설·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천즈 회장은 1987년 중국 출신으로, 캄보디아 정치 영향력을 행사하며 키프로스·바누아투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은 가짜 구인 광고로 외국인을 유인해 폐쇄된 카지노나 시설에 감금하고, 고문으로 위협하며 온라인 사기를 강요했다.

사기 방식에는 친분 쌓기 후 암호화폐 투자 유도와 돈세탁이 포함된다.

미국 법무부는 천즈 회장을 온라인 금융사기·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했다.

피고인 신병 미확보 상태에서 범죄 사실만으로 재판에 회부됐으며, 유죄 시 최대 40년 징역이 가능하다.

법무부는 천즈가 보유한 150억 달러(약 21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7천271개를 몰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 압류로, 현재 미국 정부가 이 자산을 압류 중이다.

영국 외무장관 이베트 쿠퍼는 “이런 끔찍한 스캠 센터 배후 세력이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며 런던 주택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재로 천즈 등은 영국·미국 금융체계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미국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 제재와 함께 캄보디아 금융서비스 대기업 후이원(Huione Group)을 미국 금융체계에서 차단했다.

후이원 그룹은 2011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최소 40억 달러(약 5조7천억원)의 불법 자금을 세탁했으며, 이 중 3천700만 달러(약 500억원)는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 자금이다.

미국 금융기관은 후이원 그룹 관련 거래를 금지한다.

이 제재는 동남아 스캠 센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겨냥한 것으로, 인신매매·고문·사기 범죄를 국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북한 등 악의적 행위자와 연계된 자금 흐름을 끊는 데 초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