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정치국 위원 무함마드 나잘
하마스 정치국 위원인 무함마드 나잘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과도기 동안 가자지구의 치안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무장 해제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의 평화 구상 진전에 난항을 예고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하마스 정치국 위원 무함마드 나잘은 "무장 해제를 '예' 또는 '아니오'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를 누구에게 넘긴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으며, 무장 해제 문제는 하마스만의 결정 사안이 아니라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전체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도하에서 나잘 위원은 파괴된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3~5년간의 휴전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휴전 이후 취해질 조치들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국가 건설에 대한 전망과 희망을 제시하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나잘 위원은 과도기 동안 가자지구 행정은 기술관료로 구성된 과도 정부가 담당하되, 치안 유지와 현장 통제는 하마스가 맡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치안 공백과 무장 갱단의 구호품 약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나잘 위원은 지난 13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공개 처형이 단행된 것에 대해서도 "전시에는 항상 예외적 조치가 있다"며 처형된 이들이 살인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라고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하마스가 휴전 합의에 없는 "살인을 이어간다면 우리가 들어가서 그들을 죽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나잘 위원의 발언이 가자지구 종전으로 가는 길이 여전히 험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앞서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해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 전원을 석방했으나, 인질 시신은 28구 중 9구만 인계하여 시신 반환이 지연되었다.

2단계 협상에서는 하마스 무장 해제와 하마스를 배제한 가자 과도 행정부 수립 등이 핵심 쟁점이나, 하마스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나잘 위원은 시신 반환 지연이 협상 지렛대가 아닌 기술적인 문제였다고 주장했으며, 국제 당사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하마스로부터 인질의 시신이 담긴 관을 수령했고, 관은 국립 법의학 센터로 옮겨져 신원 확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편, 팔레스타인 쿠드스뉴스는 이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시티 외곽에서 어린이 7명, 여성 3명 등 일가족 1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