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김용범 정책실장-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오른쪽)과 여한구 통성교섭본부장이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9일 귀국하며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이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는 지난 7월 31일 합의된 3천500억달러(약 47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 운영 방안과 통화스와프 등 외환시장 안정 조치를 중점으로 진행됐다.

김 실장은 이번 협의 배경으로 한미 양국이 상호관세 인하와 대미 투자 확대를 골자로 한 1차 합의를 바탕으로 후속 세부 조건을 조율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미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약 2시간간 협상을 벌였으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국장과의 50여분 면담도 이뤘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에서 양국은 투자금의 상호호혜적 운용 방안에 상당한 의견 일치에 가까워졌으며, 대한민국 외환시장에 미칠 수 있는 충격을 미국 측이 인지하고 협상안을 감내 가능한 범위로 조정하는 데 의견을 접근시켰다.

귀국한 김용범 정책실장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실장은 “이번 방미 협의에선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협의의 성과를 토대로 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7월 31일 합의된 3천500억달러 투자금에 대해 “상호호혜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운용돼야 한다는 점 등에 대해 양국이 상당히 의견 일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미 투자 분할 시행 방안과 관련된 논의가 진척됐음을 시사하는 부분으로, 한국 측은 지분 투자 최소화와 보증 중심 운영을 주장해왔으나 미국 측과의 간극이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김 실장이 “방미 전보다는 APEC을 계기로 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답했다.

다만 “조율이 필요한 남은 쟁점이 한두 가지가 있다”며 “우리 부처가 깊이 있게 검토하고 우리 입장을 추가로 전달하는 등 더 협상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통화스와프 관련 진전에 대해서는 “대규모 대미 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에 대해 미국의 이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하며, “대한민국이 감내 가능한 범위에서 협상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Group of Twenty)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마치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을 만난 뒤 같은 비행기로 귀국했다.

구 부총리는 관세협상에 대해 “지금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제가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만 밝히고 공항을 떠났다.

이는 G20 회의에서 논의된 무역 불균형 완화와 연계된 후속 조치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속화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대통령실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 실무 차원의 추가 협의를 통해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 이행 방안과 외환 안정 조치를 마무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