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는 무라야마 전 총리
1995년 8월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전후 50년 담화('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7일 오전 오이타 시내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의 별세에 조의를 표명하며, 그가 남긴 역사적 담화의 정신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19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조전(弔電)을 보내 무라야마 전 총리의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번 조전은 단순히 전직 총리에 대한 애도 차원을 넘어, 복잡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 중국이 일본에 던지는 메시지로 분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조전에서 무라야마 전 총리를 "정의감이 강한 일본 정치인이자 중국 인민의 오랜 벗"으로 칭하며, 그가 오랫동안 중일 우호 증진에 헌신해왔음을 기렸다.

특히 1995년에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여, 과거사 인식을 명확히 할 것을 간접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라야마 담화'는 무라야마 전 총리가 재임 중이던 1995년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주변국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명시한 역사적 담화다.

이 담화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과거 식민지 지배를 '침략'으로 언급하며, 이전보다 진일보한 사과와 역사 인식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진핑 주석은 조전을 통해 일본이 중국과 협력하여 역사를 교훈 삼아 미래를 내다보고,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며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 발전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동북아시아 내 안정과 협력을 위한 중국의 기조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일본의 역사 인식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전제임을 시사한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 17일 규슈(九州) 오이타현(大分県) 오이타시(大分市)의 한 병원에서 향년 101세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