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컨퍼런스 기조연설하는 조셉 윤 주한미대사대리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지난 9월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5-1차 한미동맹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교체할 예정이다.

19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윤 대사대리는 약 9개월간 서울 근무를 마치고 오는 26일께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으로는 트럼프 2기 국무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한국계 케빈 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가 거론되며, 의회 인준이 필요한 정식 대사가 아닌 대사대리 신분으로 곧바로 부임할 수 있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교체는 APEC 정상회의 개막을 앞둔 시점에 대사대리를 또 다른 대사대리로 교체하는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29일부터 1박 2일 규모로 조율 중이며, 이는 정상회의 본행사(10월 31일~11월 1일) 직전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등을 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러한 대형 외교 일정을 고려할 때 주한미국대사관의 리더십을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 부차관보의 최종 부임 전까지 일부 변수가 남아 있으며, 정확한 교체 배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윤 대사대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인 올해 1월 11일 부임한 바 있으며, 바이든 정부 시절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을 지낸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의 약 9개월 근무 기간 동안 한미 간 관세 협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현안이 다수 발생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자기 사람' 기용 선호 경향으로 인해 교체가 결정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 대사대리가 바이든 정부 인사라는 꼬리표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후임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김 부차관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휘하에서 근무하며 북미 정상회담과 미국의 대북 외교 실무에 깊이 관여한 이력을 지녔다.

그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에서 중국·일본·한국·몽골·대만 문제를 총괄하는 부차관보로, 한반도 정세에 정통한 실무형 외교관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혹시 모를 북미 회동과 연계된 인사라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 중 김정은 북한 김정은과의 돌발 접촉 가능성이 최근 논의된 바 있으며, 이는 2019년 판문점 군사분계선 회동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기반 즉석 합의를 재현할 수 있는 여지를 시사한다.

이번 인사는 한미 동맹 강화와 한반도 안보 협력 측면에서 주목된다.

김 부차관보가 부임할 경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의 카운터파트너 관계를 통해 안보 분야 교섭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이는 APEC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무역 불균형 완화와 대북 정책 조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교체 배경의 불확실성과 변수 잔존을 지적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외교 방향이 APEC을 통해 명확해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간 인사 교류는 동맹의 연속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후속 조치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