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제주기지 입항하는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지난 1일 해군기동함대사령부 최신예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DDG-II·8200톤
급)이 모항인 해군제주기지에 입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 해군이 이지스함의 핵심 체계 중 하나인 협동교전능력(CEC, 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 도입을 미국 측에 타진했으나, 미 해군이 이를 최종 거절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는 증대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우리 군의 핵심 전력 강화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동맹국 간의 기술 협력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해군은 지난해 미 해군 측에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정조대왕급 이지스함 확보 등을 추진 중임을 설명하며 CEC의 수출 가능성 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 해군은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이 한국에 대한 CEC 수출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특히 호주와 일본은 이미 이지스함에 CEC를 탑재하여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거부 의사 표명은 한미동맹 내에서 군사 기술 협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CEC는 미사일 요격 등에 필수적인 이지스 전투 체계의 핵심 구성 요소로, 동맹국의 이지스함이 서로 레이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더욱 광범위하고 정확한 대응 능력을 확보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해군은 "증대되는 대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라며 자체 국방 역량 강화를 시사했다.

특히 "미국 CEC와 유사한 체계인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를 국내 개발 전투함에 탑재하도록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핵심 기술 확보가 동맹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국산 기술 개발을 통해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해군은 "미 이지스함 CEC 확보와 국내 개발 해상통합방공체계와의 연동 등에 대해서는 한미 간 지속적으로 협조, 논의 예정"이라고 덧붙여, 완전한 독자 개발을 넘어선 상호 보완적 협력의 여지도 열어두고 있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