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유신회 연정 수립 정식 합의
일본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오른쪽)와 제2야당 일본유신회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가 20일 연정 수립 합의문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가 20일 연립정권 수립에 정식 합의함에 따라,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오는 21일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민당이 기존 연정 파트너였던 공명당 이탈 이후 불과 열흘 만에 강경 보수 성향의 유신회와 손을 잡으면서 이뤄진 것으로, 향후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 강한 정책 추진이 전망된다.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와 일본유신회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이날 도쿄에서 만나 연정 수립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회담에서 "국가관을 공유하는 정당으로서 진지하게 정책 협의에 대응해 준 점에 감사드린다"며 "오늘을 하나의 기점으로 일본 경제를 강하게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요시무라 대표 또한 "행정 개혁을 추진해 일본을 함께 좋게 만들고자 하는 생각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문에는 국내외 엄중한 상황 속에서 안정적 정권을 통해 '일본 재기'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양측이 전면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더불어 헌법 개정과 안전보장, 사회보장, 통치기구 포함 구조 개혁 추진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 합의로 다카이치 총재는 오는 21일 치러질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신회 의원들은 총리 지명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에게 투표할 방침을 밝혔다.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이 각각 실시하는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 투표 결과를 우선하며, 중의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당선이 확정된다.
자민당(196석)과 유신회(35석)의 중의원 의석수는 총 231석으로, 과반 의석인 233석에 2석이 부족하지만, 자민당 출신 의장과 보수 성향 군소 야당의 지지표가 더해지면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판가름 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중단되면서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 선출은 더욱 확실해졌다.
다만, 유신회는 다카이치 총재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입각하지 않는 '각외(閣外) 협력' 형태로 연정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유신회는 자당 의원들의 행정 경험이 부족하고 자민당과의 협력이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신회는 정책 면에서 실적을 쌓은 뒤 입각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으며, 자민당은 총리 보좌관에 엔도 다카시 유신회 국회대책위원장을 기용하는 방안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신회는 연정 참여 조건으로 유사시 대비 '오사카 부수도' 지정, 사회보험료 인하, 국회의원 정원 10퍼센트(%) 축소 등을 요구했으며, 자민당은 이 정책들을 대부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양당 간 이견이 있는 기업·단체 후원금 폐지 문제는 다카이치 총재의 임기인 2027년 9월까지 협의를 지속해 결론을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