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주중대사
노재헌 주중대사가 20일 중국 상하이총영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노 주중대사는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 질의에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면서 "북측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동요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노재헌 주중대사는 20일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며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동요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중 수교를 이끌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 대사는 지난 16일 취임 후 나흘 만에 이재명 정부의 첫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노 대사는 이날 중국 상하이총영사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에 대한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의 질의에 "개인의 입장을 떠나 대사관과 정부의 입장은 그대로"라고 답변했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중국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양해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갖고 있다"는 기존 입장과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이 남북통일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것에 대해서는 자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서하는 노재헌 주중대사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총영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재헌 주중대사가 선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노 대사는 이달 말 경주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관련 준비 상황에 대한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의 질의에, 에이펙(APEC)을 계기로 계획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성공적으로 실행·이행하기 위해 대사관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으며 중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한국에서 이어진 '혐중 시위'가 한중 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의견을 묻자, 노 대사는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할 필요 있다"고 강조했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 약화설에 대해 "시 주석이 현지에서 활동하는 것 등을 보면 권력 기반이라든지 현재 상황은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중국에서 10년이 넘게 한국 대중음악 공연이 제한되는 등 한한령(限韓令)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질의했고, 노 대사는 "K 대중문화가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고 중국에도 소구되고 있다"며 "문화 교류가 가장 중요하게 수행해야 할 업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입장은 아직은 대규모 케이팝 공연 등은 걱정하는 시각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국감에서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문제가 된 중국 범죄단체와 한국인 안전 문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으며, 주중대사관 경찰 주재관은 경찰청이 중국 공안당국과 동남아시아 범죄조직 정보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 체결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부터 시행 중인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을 두고 '한국 내 범죄 증가'를 우려하는 시각에는 "입국 중국인들을 잘 모니터해 대비하고 단속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 대사는 "주중대사를 하면 반쯤은 정치권에 들어온 것"이라는 질문에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