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하는 나경원 의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을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진행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불공정한 회의 운영으로 감사가 반복적으로 중단되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위원장이 자당 의원들의 발언을 우선시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정당한 질의 기회를 제한했다고 지적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상임위원장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한 ‘추미애 방지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국감에서 “2023년 12월 3일 비상계엄은 국민의힘 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솔선수범해 해제시켰다”며 “눈 오는 날 민주당의 ‘체포 쇼’로 계엄이 진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힘이 계엄 해제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국민의힘 항의에 대해 반박하는 추미애 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추미애 위원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추경호가 계엄 해제 의결에 협조하지 않고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연장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이 공방으로 국감은 시작 1시간 30분 만에 첫 번째 중단을 맞았다.

추 위원장이 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허용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위원장이 회의를 독재적으로 운영한다”며 “적당히 하라”고 항의했다.

신동욱 의원도 “이성을 되찾으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추 위원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과 신상발언 요청을 우선적으로 수용한다고 비판했다.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이 내란을 옹호하더니 긁혔느냐”며 비꼬는 발언으로 공방을 격화시켰다.

추 위원장은 “송 의원이 허위 사실로 국민 판단을 흐린다”며 국감을 30분간 중지했다.

국감은 30분 후 재개되었으나, 추 위원장이 신동욱 의원의 질의 순서를 건너뛰자 다시 15분 만에 중단되었다.

신 의원은 “유권자와 국민이 부여한 발언권을 위원장이 사유화한다”며 “오전 국감에서 발언 제한 조치를 받았음에도 발언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설명 없이 질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너무 불공정하다”며 추 위원장의 운영 방식을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를 방해하지 말라”고 맞섰다.

공방은 고성으로 이어졌다.

신동욱 의원은 자신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재밌느냐”며 “예고 없이 발언권을 뺏는데 즐겁냐”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발언권 뺏긴 적 있느냐”며 신 의원을 지원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나잇값 얘기가 왜 나오느냐”고, 서영교 의원은 “반말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서 의원을 향해 “61살이면 반말하면 안 되느냐”고 응수하며, 서 의원은 “지지율 올리려고 저한테 대드느냐”고 되받았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감정 대립은 국감장 밖까지 이어졌다.

법제처장 사퇴촉구 기자회견하는 국민의힘 법사위원들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처장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공수처 국감 시작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추미애 위원장의 불공정 운영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상임위원장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추미애 방지법’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상임위원장의 토론 종결권 일방적 행사를 제한하고, 교섭단체가 추천한 간사를 그대로 임명하도록 하여 공정한 회의 운영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이번 파행이 추 위원장의 편파적 진행으로 비롯되었다며, 국회 운영 정상화를 위해 법적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