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참모진과 인사하는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 이재명 대통령의 참모진과 인사고 있다. 왼쪽부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주요 인사들이 30일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은 농산물 추가 개방은 없으며 반도체 문제도 양국 간 양해가 이뤄진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한미 관세협상 합의와 관련하여 "이번 합의에서 농산물을 포함한 추가적인 관세 철폐나 시장 개방을 약속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이 시장을 100퍼센트 완전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치인의 언어는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으며, 자국민을 위해 한 발언에 대해 일일이 논박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강 실장은 이미 한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농축산물 시장을 100퍼센트 가깝게 개방한 상태임을 부연하며, "수일 내에 조인트 팩트시트나 양해각서(MOU) 등 문서로 정리되면 논란은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관세협상 결과를 "서로가 '윈윈(win-win)'했으며, 새로운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잘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至難)한 과정을 견뎌 준 국민과 기업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국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메모 확인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 앞서 위성락 안보실장이 전달한 메모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방송에 출연하여 이재명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요구' 발언에 대해 "이미 논의된 사안이며 미국의 허를 찌르는 발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핵잠수함 개발 등 변화하는 여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핵잠수함 능력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논의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적극적이고 튼튼한 안보에 나서는 자세를 국민께 보여드리려는 의지의 발로"라고 해석했다.
다음 달 1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이번을 계기로 관계를 전반적으로 복원하는 전기를 만들려는 것"이며 "향후 다섯 개년(5년간)의 한중 파트너십을 돈독히 하고, 한반도 평화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 북미 대화가 불발된 것에 대해서는 "아직 북미가 대좌할 만한 주변 여건은 성숙하지 않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만날 의지를 표명했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다음에 돌아와서 만날 기회를 가져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반도체 관세는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러트닉 상무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하여 "조만간 발표될 팩트시트에 반도체에 관한 사항이 반영돼 있다"며,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한국에 부여하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관세협상이 타결된 배경에 대해 "한미 양국이 전통적 우방으로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양국 정상이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당일 오전 양국 간 채널이 본격적으로 가동되었으며, "한 시간 이내에 일사천리로 타결됐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관세와 안보 분야 협상 결과를 동시에 문서화해 발표할 예정이며, "조만간 팩트시트와 MOU에 서명하고 합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협상 양측 입장 차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일각에서 몇몇 항목에 있어 한미 간 설명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30일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