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추진 잠수함 관련 질의에 답변하는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이 3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전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핵추진 잠수함 추진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5천톤(t)급 이상으로 4척 이상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추진 잠수함으로 건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장보고-Ⅲ 배치-Ⅲ' 건조에는 10년 이상 소요돼 실제 확보 시기는 2030년대 중반 이후가 될 전망이다.
◆ 핵추진 잠수함, 전략 자산 확보의 결정적 계기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여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의 질의에 "'장보고-Ⅲ 배치-Ⅲ' 건조 착수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결정이 난다면 10여 년(10년 이상)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결정하더라도 (건조 완료 시기는) 2030년대 중반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총장은 향후 건조될 핵추진 잠수함의 배수량에 대해 "5천톤(t) 이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연료는 "평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우라늄) 농축 정도가 20퍼센트(%) 이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핵추진 잠수함 도입 규모와 관련한 같은 당 강대식 의원의 질의에 "해군과 협의해야 하겠지만, 4척 이상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 의미에 대해 "기존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과 속도에서 북한이 준비하고 있는 핵 잠수함을 능가할 수 없기 때문에 대단한 의미가 있다"며 "전략자산으로서 우리가 (자주국방의) 충분히 여건을 갖추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고 평가했다.
강 총장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탑재 잠수함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이며, 다양한 해양 위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한미정상회담 다음날인 30일(한국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전격 천명했다. 현재 한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그것에 기반해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 핵잠수함 건조 준비와 미국의 협조
안규백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준비 관련 질의에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여러 여건을 이미 갖춰놨고 마지막에 연료가 필요했던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미국 협조를 받아서 완결점을 이룬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고 답변했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연료를 수급받기 위해 별도의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호주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를 통해 핵잠수함을 공급받기로 하면서 별도 협정을 체결한 방식과 비슷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안 장관은 핵추진 잠수함 동력인 소형모듈식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 개발도 많이 진척됐으며, 육상 시험 후 수중 적용 절차도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 현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30일(한국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전격 천명했다.사진=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 '필리조선소' 언급에 추가 논의 시사
한편, 방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에스엔에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밝힌 것에 대해 안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간 추가적인 논의를 반드시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용원 의원이 '핵추진 잠수함과 소형 원자로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연료인 농축 우라늄을 미국 측에서 공급받는 계획이었느냐'는 질의에 안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되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로스앤젤레스급(6천900톤(t)급)이나 버지니아급(7천800톤(t)급)으로 건조되느냐'는 유 의원의 추가 질의에는 "오늘 새벽 나온 안건이기 때문에 파악해봐야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핵추진잠수함-디젤잠수함 비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다음날인 30일(한국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전격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승인' 입장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한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었다.사진=연합뉴스
강동길 총장은 '필리조선소에는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시설이 없어 이를 만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느냐'는 질의에 "많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안 장관은 핵추진 잠수함을 국무총리실 직속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맞다"고 동의하며 "유관 부서와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손색이 없도록 만전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미 핵추진 잠수함 건조 준비를 위해 사업단을 구성하여 조선소 등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이에 대해 "티에프(TF, Task Force)를 구성해 여러 운용 능력,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지, 어느 기업에서 할 것인지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새로 시작해야 하는 'ABC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