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 속 러시아·중국·이란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워싱턴포스트(WP, Washington Post))는 31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방공 레이더 장비,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 수리, 미사일 지원 등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은 마두로 행정부 각료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전달한 것으로, 마두로는 수호이 전투기가 미국 위협에 대한 핵심 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카리브해 미군 위협을 지적하며 베네수엘라 공격을 중국의 이념 공유국 공격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호소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그는 양국 군사협력 확대와 중국 기업의 레이더 시스템 생산 가속화를 요청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이란에 드론 등 군사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러시아·중국·이란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러시아는 최근 군용 수송기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보냈다.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관계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정권 출범 후 강화됐으며, 2019년 미국의 마두로 축출 시도 당시 러시아가 군인 100여 명을 파견한 바 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해상 가스전 탐사·수출 권리를 보유하고 합작으로 하루 10만7천배럴 석유를 생산하는 등 경제적 밀접성을 유지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지원 여력이 줄었으며, 미·베네수엘라 긴장이 러시아에 미국 관심 분산이라는 이점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1기 베네수엘라 대사 제임스 스토리는 미국 해군 자산 10퍼센트(%) 이상이 카리브해로 이동한 사실이 푸틴에게 이미 승리라며 우크라이나 집중력 분산 효과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트렌데아라과(TdA, Trendeagua) 등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에 군사력 사용을 지시해 카리브해 마약 운반선을 폭격했다.
미군은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정, 이지스 구축함, 미사일 순양함, 연안전투함을 카리브해에 배치했다.
이러한 미군 배치로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위한 군사작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미국의 카리브해 마약선 공습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비판하며 중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