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암병원 2025년 젊은 암 심포지엄.사진=연합뉴스

2일 국내 20~30대 젊은 암 환자가 2만여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들이 학업, 결혼, 출산 등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겪는 만큼 의료의 여러 분야에 걸쳐 다학제적(多學際的)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김희정 유방외과 암교육정보센터 책임교수는 이날 병원이 개최한 젊은 암 심포지엄(Symposium)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희정 교수는 젊은 암 환자들이 학업이나 복직, 결혼·임신 등 삶의 다양한 문제를 겪으므로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치료를 넘어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가암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2022년 현재 국내 20~39세 암 환자는 모두 1만9천575명이며, 같은 해 기준 15~34세의 암 조발생률은 10만명당 95.1명이다.

갑상선암을 제외했을 때 이 연령대의 암 발병률 1위는 대장암, 2위는 유방암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방암은 45세 미만 환자가 전체 환자의 34.8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어 젊은 층에서의 발병 비중이 높았다.

병원 측은 젊은 나이에 생긴 암세포는 고령 환자에서보다 더 공격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젊은 암 환자들은 대부분 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암 보험이 없는 경우도 많아 다양한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젊은 연령의 유방암은 생물학적 특성 자체가 공격적이며, 호르몬 반응성의 불균형과 장기간의 치료 과정 등으로 예후도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 이후에도 가임력 보존, 임신, 복직, 육아 같은 생애주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며 “이들에게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치료 이후의 삶과 미래를 되찾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들이 암을 극복하는 데는 정신건강의 중요성도 크다.

한국정신종양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들은 우울증과 불안, 불면증 등을 겪는데, 이 경우 치료 수용성이 떨어져 치료를 잘 안 받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울증 등을 열심히 치료하면 다른 치료도 더 잘 받게 돼 결과적으로 생존율도 올라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