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지연 급증…셧다운 인한 관제사 무급근무 영향 가능성.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정지된 '셧다운(Shutdown)'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항공 운송 시스템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가 넓고 주요 도시가 동서남북으로 산재한 미국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이동에도 비행편 이용이 보편적이어서, 항공 시스템이 멈출 경우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이에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든 공역(Airspace)을 닫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이동 제한 가능성까지 언급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셧다운 심화로 미국 항공 마비 위기…교통부 장관 "안전 위협 시 공역 폐쇄 가능"
미국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 숀 더피 장관은 3일(현지시간) 씨엔비씨(CNBC) 인터뷰(Interview)에서 미국 항공 운송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현재는 상당한 지연이 빚어지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도 "(항공관제 시스템의) 리스크(Risk)가 현저히 커졌다"고 지적했다.
더피 장관은 나아가 "만약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든 공역을 닫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항공편을 통한 이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아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항공 대란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 인력난 심화와 누적된 피로…항공관제사 부재, 대규모 항공편 지연·취소로 이어져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한 달을 넘기면서, 가뜩이나 인력난을 겪고 있던 항공관제사(Air Traffic Controller)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기존 근무 인력의 피로도 또한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근무 중인 1만3천명(만 삼천 명)의 항공관제사들은 필수 근무 인력으로 분류되어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항공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이마저도 목표 인력 규모보다 약 3천5백명(삼천오백 명) 정도 부족하여 대다수 관제사는 초과 근무나 주 6일(육일) 근무를 강행해 왔다.
이러한 셧다운 장기화로 인해 관제사들이 결근하거나 휴가를 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미국의 주요 공항에서는 항공편 지연·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승객들은 장시간 대기하며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국적으로 6천2백편(육천이백 편)의 항공편이 지연되고 5백편(오백 편)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며, 이 중 65퍼센트(%)가 관제사 결근 때문이었다고 더피 장관은 전했다.
이 같은 대규모 지연·취소 사태는 주말인 1일(4천6백편 지연, 1백73편 취소)과 2일(5천8백편 지연, 2백44편 취소)에도 계속 이어졌다.
더피 장관은 휴가를 내고 자리를 비운 관제사들을 해고할 계획은 없으며, "그들 모두에게 업무에 복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항공업계 및 관제사 단체, 의회에 셧다운 조속한 종료 촉구…추수감사절 혼란 우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과 전미항공관제사협회(National Air Traffic Controllers Association)는 의회에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임시예산안 처리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델타항공(Delta Air Lines),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 등 주요 항공사 관계자들은 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 Chief Executive Officer)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여행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는 11월 말 추수감사절(Thanksgiving) 연휴 시즌을 앞두고 항공편 예약과 운항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로이터(Reuters) 통신이 전했다.
이는 연말을 앞두고 국가적인 대혼란이 야기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셧다운의 조속한 해결이 시급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