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재개발과 종묘 관련 자료 든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3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참석,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된 자료를 들고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종묘 정전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이 종묘 경관을 훼손한다는 비판에 대해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3D 시뮬레이션 이미지를 공개하며 “압도적으로 눈을 가리고 숨을 막히게 하거나 기를 누를 정도가 전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김규남 시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정전 상월대(정전 앞 단상)에서 평균 신장의 시민이 남쪽을 바라보는 시뮬레이션 영상을 직접 보여줬다.
영상 속에는 남산타워가 정면에 보이고 좌측에 세운지구, 우측에 인사동 숙박시설 일부가 수목선 위로 살짝 드러나는 모습이 담겼다.
오 시장은 “종로변 98.7m, 청계천변 141.9m 높이로 건축했을 때의 실제 시야”라며 “정전에서 봤을 때 눈이 가려집니까? 숨이 막힙니까? 기가 눌립니까?”라고 되물었다.
시는 종묘 경계로부터 100m 이내 건물은 앙각 27도 규제를 적용해 당초 계획(종로변 101m·청계천변 145m)보다 낮춘 98.7m·141.9m로 최종 조정했으며, 세운4구역은 종묘 정전 시야각 30도 범위 밖에 위치해 경관 훼손이 없다는 입장이다.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지구를 바라본 시뮬레이션(세운4구역).사진=서울시/연합뉴스
◆ 김민석 총리 겨냥 “갈등 조정해야 할 분이 극한 대립 부채질”
오 시장은 최근 세운4구역 계획을 강하게 비판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직접 언급하며 “국무조정실이 있는 총리는 부처 간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데 오히려 극한 갈등 국면에 화력을 보태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대화와 토론으로 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정질의 답변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3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참석,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된 자료를 들고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세계유산영향평가 “법적 의무 없고 현실적으로 불가능”
세계유산영향평가 요구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 시장은 “국내 법상 세계유산지구 안에서만 의무이며, 국가유산청이 완충구역을 아직 고시하지 않았다”며 “올해 7월 고시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고 지난주에야 지정했다”고 지적했다. 완충구역이 정해지지 않아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주민협의체 동의 없이는 신청조차 불가능하고, 평가에 2~3년 걸리면 사업이 사실상 좌초된다”며 “현재 연간 금융 이자만 170억원, 3년이면 500억원대 빚을 주민들이 떠안게 된다”고 호소했다.
서울 세운지구 녹지생태도심 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宗廟) 앞 세운4구역의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세운지구를 '녹지생태도심'으로 재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2022년 4월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핵심사업으로 '세운재정비 촉진지구 개발'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시장은 국가유산청이 2017년 종묘 주변 보존기준 고시 때 ‘세운지구는 별도 심의 필요’라는 문구를 스스로 삭제한 점도 언급하며 협의 의무가 없음을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정전 바로 앞에서 보는 가장 과학적인 사진”이라며 “이 이미지를 보고 종묘의 가치가 떨어지는지, 건축학적 아름다움이 훼손되는지를 냉정히 논의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