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미얀마 범죄단지 중국인 거물 中에 인도
미얀마에서 범죄단지(사기작업장)를 만든 온라인 도박계 거물인 중국 출신 서즈장(徐智江·43)이 지난 1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중국 측에 인도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태국 방콕 교도소가 중국인 거물급 수감자들의 호화 생활 터전으로 변질된 사실이 드러나 태국 정부가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22일(현지시간) 네이션과 카오솟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루타폰 나오와랏 태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방콕 교도소 내 중국인 수감자들의 부당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긴급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당국은 최근 다른 수감자들의 제보를 받고 여러 차례 불시 단속을 실시한 결과 교도소 지하에 비밀 ‘VIP 전용 구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16일 단속에서는 모델로 보이는 중국인 여성 2명이 중국인 거물급 수감자 2명과 함께 있는 장면이 적발됐고 콘돔과 에어컨 등이 압수됐다.

이 여성들은 공식 방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도소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제한 구역에 들어와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삭제된 폐쇄회로티브이(CCTV) 영상을 복구하고 교도소 전체 부지를 샅샅이 조사하며 불법 출입 경로를 추적 중이다.

중국인 거물 수감자들은 직원들을 매수해 자신들만의 특별 구역을 만든 뒤 고급 침구와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등 가전제품을 들여놓고 외부에서 반입된 고급 요리와 와인, 시가 담배를 즐기며 매일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태국인 수감자를 개인 비서로 고용해 수발을 들게 했다.

지난 2022년 태국에서 체포된 미얀마 범죄단지 두목이자 온라인 도박계 거물 서즈장(徐智江·43)은 교도소 안에서도 사실상 중국인 수감자들의 우두머리 역할을 했다.

그는 점호 등 단체 활동에서 제외된 채 머리를 길게 기르고 음향기기와 대형 스피커를 갖춘 호텔급 방에서 생활했으며, 편의를 제공하는 직원에게는 10만 밧(약 454만원)씩 팁을 뿌렸다.

다른 수감자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서씨는 인접 교도소로 옮겨졌다가 지난 12일 중국으로 송환됐다.

당국은 중국인 수감자 200여 명 가운데 이런 특혜를 누린 수감자 2명을 확인해 다른 교도소로 이감했다.

전날에는 마놉 촘추엔 방콕 교도소장을 전격 경질했으며 직원 14명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마놉 전 소장은 재직 기간 카지노 도시 마카오를 자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고위직 출신인 루타폰 장관은 “내가 근무한 모든 기간 동안 수감자들이 교도소 안에서 이처럼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사법 시스템 전체를 훼손하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하며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