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12월 3일 계엄 사태 1주년이 다가오면서 당 지도부를 향한 철저한 반성과 혁신 요구가 강하게 터져 나오고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 계엄 사태를 "악몽"으로 정의하며 당의 공동 책임을 역설했고, 강성 지지층과의 갈등 양상이 심화되는 당내 분위기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1일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당 지도부가 1년 전 계엄 사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당원 및 지지자들이 미래로 나아가려는 발걸음을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을 촉구했다.
양 최고위원은 "계엄 사태는 당의 허락을 받지 않고 대통령의 오판으로 발생했지만, 이를 막지 못한 당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분명히 언급했다.
또한 일부 지지자들이 정치적 불만을 표출하며 당내 인사들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비난하는 상황을 꼬집으며, 이러한 분열적 감정을 개인의 정치적 이익에 이용하려 한다면 "천벌 받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에게 항의하는 당원
지난 11월29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양향자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은 불법이었다"고 발언하자 당원들이 종이컵을 던지고 야유를 보내는 등 항의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양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당 국민대회에서 불법 계엄에 대한 반성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야유`를 받았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역시 이날 최고위에서 "국민의힘이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우 최고위원은 성난 지지층을 배척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대신, 소통과 설득을 통해 함께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이 진정으로 쇄신하기 위해 껄끄러운 관계의 인사들과도 직접 만나 대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돌아볼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처럼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음에도 장동혁대표는 이에 대해 별다른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박성훈수석대변인은최고위원회의후기자들에게 "계엄1년메시지에 대한 장 대표의 입장은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계엄 1년 메시지를 발표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박정하 의원은 이날 오후 방송 인터뷰에서 지도부로부터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 경우, 초·재선 의원 30여 명이 독자적인 입장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재선 의원인 엄태영, 이성권, 조은희, 최형두 의원들은 같은 날 송언석 원내대표를 면담하여 당 소속 의원들 명의의 계엄 1년 관련 메시지 발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힘은 강성 지지층의 분열 양상이 당 국민대회에서 노출될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오는 2일 경기도에서 예정되었던 마지막 당 국민대회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