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뇌사 장기기증자 추모의 벽'.사진=서울대병원/연합뉴스


서울대병원은 생명 나눔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뇌사 장기기증자 273명의 이름을 새긴 ‘뇌사 장기기증자 추모의 벽’을 본관 1층 로비에 조성했다고 3일 밝혔다.

추모의 벽에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장기기증을 실천한 뇌사자 전원의 이름이 새겨졌다.

이 중에는 2021년 다섯 살 나이로 심장과 양쪽 신장을 기증해 세 명의 생명을 살린 전소율 양의 이름도 포함됐다.

지난 2일 열린 제막식에서 전소율 양의 아버지는 기증자 유가족 대표로 참석해 “소율이의 심장이 누군가의 몸속에서 계속 뛰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위로가 된다”며 “기증을 통해 또 다른 생명이 이어질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막식에는 장기이식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수혜자들도 함께해 감동을 더했다.

30년 전인 1995년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이식받은 권경남(76) 씨는 “기증자분 덕분에 지금의 삶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추모의 벽 조성 등을 위해 기부금 5천만원을 전달했다.

권 씨는 “그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기억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달 말 기준 총 7천582건의 장기이식을 시행했다.

이 중 약 2천500건(33퍼센트(%))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이뤄진 수술이다.

서울대병원은 기증자 예우를 강화하기 위해 2023년 국내 최초로 ‘울림길’ 예우 의식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울림길 예우는 뇌사 장기기증자가 수술실로 향하는 마지막 길에 의료진이 도열해 경의를 표하는 의식으로, 현재까지 네 차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