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12·3 비상계엄 해제 방해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4일 이재명 정권의 '내란 몰이'를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는 12·3 비상계엄 사태 1년과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영장 심사를 앞두고 조심스럽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반격 태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치 전범을 운운하며 국민을 겁박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국민과 함께 이재명 정권의 내란 몰이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천명하며 강력한 대여 투쟁 의지를 밝혔다.

장동혁 대표는 계엄 선포 꼭 1년이 되던 전날에는 별도의 공식 일정 없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계엄 사태가 당시 야권 탓이라는 기존 인식과 같은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첫 공개 일정에서 그간 당내에서 제기되었던 공식 사과 등 추가 메시지 발신 여부에 이목이 쏠렸으나, 장 대표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번 상황에 대해 "이재명 정권을 막을 마지막 저항선이 될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고 진단하며, "국민의힘은 다시 태어난다는 심정으로 불의에 저항하자"고 당부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국민 앞에 겸손하고 죄스럽게 생각해야 하지만, 국민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이 극악무도한 정권, 일당 독재로 치닫고 있는 이재명 정권을 향해 제대로 싸워달라는 부탁이 더 크다"고 강조하며 대여 투쟁에 나설 것을 독려했다.

이날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계엄 메시지와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고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전했다.

그는 "전날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따로 메시지를 냈지만,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저희는 이미 지난해 12월 7일 국민의힘 의원 일동으로 국민께 사과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 대표도 대구에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고 했고 여러 차례 메시지를 냈다. 그런 부분 그대로 봐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과 당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전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1백7명을 대표하여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원 40여명은 SNS 등을 통해 개별적인 반성 메시지를 발표했으며,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 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 국민께 안정과 희망을 드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히려 더 큰 혼란과 고통을 드린 책임을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사과를 통감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원내 관계자는 "전날 원내대표가 전체 의원을 대표해 사과 기자회견을 했기에 25명 초·재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사과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의원도 많다"면서도 "공개 글을 올리지 않았어도 사과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대부분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에이(Channel A) '정치시그널'에 출연하여 혁신을 요구하는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정권을 만드는 수권 정당으로 국민의힘이 변화하지 못하면 당이 해산하고라도, 제대로 된 보수 정당을 만들어서라도 그 길로 가는 것이 청년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 가지고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재선 의원 주도의 공부 모임인 '대안과 책임'의 일원이며, 전날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도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