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5일(현지시간)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를 720억 달러(약 106조 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등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표했다.
이 거래는 현금과 주식 조합으로 이뤄지며, 워너브러더스 주당 27.75달러(약 4천100원)로 평가됐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분 매각 완료 전인 내년 3분기까지 CNN, TNT, 디스커버리 등 케이블 TV 채널이 포함된 방송사업 부문을 분할할 계획이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6월 이 같은 기업분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인수·합병 최종 종결까지 12~1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탄생한 워너브러더스는 영화·TV 스튜디오와 HBO 맥스, CNN을 비롯한 TNT, 디스커버리 등 방송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가 결합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우선 워너브러더스가 보유한 방대한 영화와 TV 콘텐츠, HBO 및 HBO 맥스 콘텐츠가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에 합류해 구독자들의 선택권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워너브러더스의 할리우드 스튜디오 사업 부문 인수로 넷플릭스의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현 운영 방식을 유지하고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여기에는 워너브러더스 영화의 극장 개봉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카사블랑카, 시민 케인처럼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부터 해리 포터, 프렌즈 같은 현대 인기작까지 워너브러더스가 보유한 놀라운 작품 라이브러리가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징어 게임 같은 한 시대를 정의하는 이야기들과 합쳐진다면 전 세계를 즐겁게 하는 목표를 더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거래 최종 종결을 위해서는 각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변수가 남아 있다.
이번 인수·합병 발표를 앞두고 워싱턴DC 정가에서는 양사 합병 시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지배력이 과도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측에 보낸 서한에서 넷플릭스의 전 세계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미국과 해외에서 규제 난관에 봉착해 인수·합병이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는 넷플릭스 외에도 파라마운트와 컴캐스트 등 미디어 공룡들이 참여했다.
파라마운트 측은 매각 절차가 처음부터 넷플릭스에 유리하게 설정됐다고 워너브러더스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