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들.사진=뉴스닷컴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주말 미국과 호주에서 각각 1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총기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유명 해변에서는 약 1천명 규모의 유대인 행사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여 최소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13일에는 미국 동부 로드아일랜드주에 위치한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인 브라운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최소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당했다.

◆ 호주 시드니 유명 해변서 유대인 겨냥 '총기 난사'…급조폭발물(IED) 발견

호주 시드니의 본다이 해변에서 14일 오후 6시 45분경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이 총격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로이터 통신과 호주 매체 뉴스닷컴 등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어린이와 경찰관을 포함한 총 11명이 숨지고 경찰관 2명 포함 29명이 다쳤으며, 용의자 2명 중 1명은 현장에서 사살되고 나머지 1명은 검거 과정에서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사건 초기에는 8명만 다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사망자가 속속 확인되며 피해 규모가 커졌다.

목격자들은 검은색 옷을 입은 총격범 2명이 총을 쏘았다고 증언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은 대피하라"고 권고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된 영상에는 여러 발의 총성과 경찰 사이렌 소리, 다급하게 대피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담겼다.

시민이 총격범에게 달려들어 총기를 빼앗으려는 장면 등 당시의 아수라장 같았던 상황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기기도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 위험 속으로 달려간 호주인들은 영웅이며, 그들의 용기가 생명을 구했다"고 밝히며 시민들의 희생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현지 경찰은 다리 아래에 폭탄이 설치되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있던 총격범의 차 안에서 급조폭발물(IED, Improvised Explosive Device)을 찾아내 충격을 주었다.

본다이 해변은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해안가로, 주말에는 수많은 서핑 애호가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총기 난사 사건 발생 당시 이 해변에서는 1천명이 넘게 모인 유대인 행사가 열리고 있었으며, 뉴스닷컴은 이를 토대로 이번 사건이 유대인 행사를 겨냥한 표적 공격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하누카(Hanukkah)의 첫 촛불을 켜려고 (호주에) 간 유대인들에게 사악한 테러리스트들이 잔혹한 공격을 가했다"고 비난하며 "거대한 반유대주의 물결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구 트위터)에 "이번 공격은 지난 2년 동안 호주 거리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난동으로 인한 결과"라며 호주 정부의 책임을 촉구했다.

호주 당국은 아직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번 총기 난사를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추가 용의자나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호주는 1996년 태즈메이니아(Tasmania)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자동·반자동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등 강력한 총기 규제 정책을 펼쳐왔으나, 2014년, 2018년, 2022년에도 사망자가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다.

총격 사건 벌어진 브라운대.사진=연합뉴스


◆ 미국 명문 브라운대 캠퍼스 총격…2명 사망·9명 부상

이에 앞서 지난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있는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브라운대학교 캠퍼스 내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하여 최소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당했다.

에이피(AP)통신과 씨엔엔(CNN)방송 등 미국 언론은 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경찰은 사건 용의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브렛 스마일리 프로비던스 시장은 사건과 연관된 인물로 추정되는 1명을 14일 오전에 체포했다고 밝혔다.

대학교 측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공학대학과 물리학과가 입주한 '바루스 앤드 홀리(Barus and Holley)' 건물 근처에서 발생했다.

1764년에 설립된 브라운대학교는 미국에서 7번째로 오래된 유서 깊은 대학으로, 학부생 7천여 명을 포함해 총 1만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학부 합격률이 5.4퍼센트(%)에 불과할 정도로 입학 경쟁이 치열한 명문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이 발생한 토요일은 가을 학기 시험 기간으로, 캠퍼스 내에 많은 학생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씨엔엔(CNN)과 폭스뉴스(FOX News)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이번 사건 관련 상황을 톱뉴스로 다루며 실시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