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는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유대교 명절 하누카 행사 중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10여명이 숨진 데 대해 호주 정부가 반유대주의를 방치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고 AFP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반유대주의는 지도자들이 침묵할 때 퍼지는 암”이라며 지난 8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재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검토하는 호주 등 여러 국가 지도자에게 “반유대주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일”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에 “역사는 앨버니지를 이스라엘을 배신하고 호주의 유대인들을 버린 허약한 정치인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호주는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프랑스·영국·포르투갈 등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자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조치로 반발해 왔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엑스에 “이번 공격은 지난 2년 동안 호주 거리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난동의 결과”라며 “수많은 경고 신호를 받은 호주 정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적었다.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6시45분께 시드니 동부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했다.
하누카 봉헌축제를 맞아 1천명 이상이 모인 유대인 행사 중 총기난사가 벌어져 어린이와 경찰관 등 최소 11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각국은 유대인을 겨냥한 테러로 규정하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응급구조단체 자카(ZAKA)는 현지 공동체 지원을 위해 이스라엘에서 시드니로 인력을 급파하고 호주 내 자원봉사자도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엑스에 “하누카 기간 발생한 반유대주의 공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우리 공통의 가치에 대한 공격이며 전 세계에서 반유대주의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시드니 공격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반유대주의 확산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은 호주와 전 세계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한다”며 “폭력과 반유대주의 증오에 맞서 단결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