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병력 배치 의향서에 서명하는 우크라, 프랑스, 영국 정상들.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을 위한 다국적군 배치 등 안보 계획이 주요 협력국들의 합의로 공식화됐다.
하지만 미국의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해당 계획이 자칫 '종이호랑이'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 합의는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확보한 약속 중 가장 진전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실효성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프랑스, 우크라이나 정상은 파리에서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마친 후 이 같은 내용의 의향서에 서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휴전 감시 메커니즘에 미국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신문 키이우포스트는 7일 이번 약속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친 민스크 협정에 따른 '공허한' 보장과는 전혀 다르다고 평가했다.
대니얼 프리드 전 주폴란드 미국 대사는 키이우포스트에 이번 안보 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의 핵심인 5조 집단방위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이제까지 우크라이나가 확보한 어떤 조치보다도 나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이전에는 제안이나 받아봤지 사실상 아무것도 받아내지 못했다"며 "지상군 주둔, 휴전선 감시와 같은 건 전혀 확보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서방 주도의 우크라이나 안보 틀을 지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 대통령 특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쟁 재발을 막을 안보 프로토콜이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안보 프로토콜은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추가 공격을 저지하고 공격 발생 시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누구도 보지 못했던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이날 합의를 "크나큰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구체적 방안, 특히 미국의 안전보장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의지의 연합' 정상들의 성명은 연합이 '미국 주도의 휴전 감시 및 인증 메커니즘'에 참여하게 된다는 정도만 언급했다.
당국자들은 이것이 미군 부대가 아닌 드론, 센서, 위성 등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정상들의 성명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세부 내용이 초안보다 완화됐으며, 특히 핵심인 우크라이나 다국적군 지원을 위한 미국의 군사력 사용의 개요를 서술한 부분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한 이 성명이 미국의 명시적인 지지를 받은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1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이 한목소리를 냈으나 미국의 '안전장치(backstop)'라는 중대한 세부 내용이 빠져 있기에 '종이호랑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안보군에 대한 안전장치는 실제로 합의되지 않았다. 최소한 세부사항은 나오지 않았다"며 "스타머, 마크롱, 젤렌스키는 휴전 감시에 대한 미국의 감시만 언급했을 뿐 여전히 안전장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믿을 만한 억지력과 종이호랑이 사이를 가르는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다국적군 배치가 조건으로 따라붙게 된 휴전안을 수용할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키이우포스트는 전후 안전보장은 휴전 후에 제공되는데 서방의 안전보장 약속이 푸틴 대통령에게 오히려 휴전을 늦추거나 거부할 동기를 부여하는 딜레마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