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참석하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30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찰은 8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무소속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의혹의 핵심 인물들이 메신저를 재가입하거나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이 나타나면서 수사 난항이 가중되고 있다.

강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은 7일 밤 텔레그램에 재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의 번호를 저장한 사용자들에게 신규 가입 메시지가 뜬 것으로, 기존에도 텔레그램을 사용하던 김 시의원이 한 차례 탈퇴 후 재가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카카오톡상에도 이날 밤 김 시의원이 새 친구 목록에 등장했다.

이 역시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탈퇴 후 재가입 시 연락처를 아는 사람에게 안내되는 알림이다.

김 시의원이 수사가 본격화하자 미국으로 출국하여 논란이 일었던 만큼, 기존 대화 내역 삭제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 아내의 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A씨 역시 이날 오전 텔레그램에 가입했다는 메시지가 표출됐으나, A씨가 기존에도 텔레그램을 사용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경 서울시의원의 텔레그램 가입 알림.사진=텔레그램 캡처/연합뉴스


김 의원이 전 동작구의원들로부터 공천헌금을 받거나 돌려줄 때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이 모 동작구의원은 최근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이 드러났다.

애플 아이메시지(iMessage) 상태 등을 토대로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아이폰으로 기기를 변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상 휴대전화 통신 조회가 가능한 기간은 1년으로, 강 의원 사건은 2022년, 김 의원 사건은 2020년에 발생했기에 해당 기간의 통신 내역은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시 사건 관련자 간의 통화나 메시지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물 휴대전화나 피시(PC, Personal Computer)와 같은 실물 증거가 필요한 상황이며, 핵심 인물들이 과거 기록을 지우는 정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김 의원과 관련된 의혹은 현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도맡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는 수사력을 집중하여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취지였으나, 불거진 의혹이 워낙 많아 논란이 인 지 약 열흘이 지나도록 고발인 조사 등 초기 수사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물 증거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등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일각에서는 '늑장 수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이날 김 시의원에 대해 뒤늦게 통신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지난 6일 김 시의원이 제공한 1억 원을 보관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 B씨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며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논란 직후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한 누리꾼은 김 의원이 동작구의원에게 공천을 언급하며 비서 업무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하여 이날 김 의원과 그의 아내, 지역구 사무실 관계자 등을 강요 및 협박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