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태국·캄보디아 휴전 합의.사진=연합뉴스
미국은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무력 충돌 휴전 합의 이후 양국에 총 4천500만 달러(약 657억원) 규모의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마이클 디솜브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9일 태국 방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양국 국경 안정화 사업과 지뢰 제거 작업에 2천500만 달러(약 365억원)를, 사기 범죄와 마약 밀수 방지 사업에 나머지 2천만 달러(약 292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디솜브리 차관보는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의 평화는 미국이 양국과 협력을 강화해 지역 안정을 촉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확대할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다”고 밝혔다. 다만 원조 사업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태국과의 교전으로 피난민이 된 캄보디아인을 지원하기 위해 280만 달러(약 40억원)를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중국 측이 태국에도 동일한 규모의 원조를 제안해 현재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년 넘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여왔다.
캄보디아는 중국과 밀접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태국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였으나 최근 몇 년간 양측 관계가 다소 느슨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은 해당 국가들에 더욱 적극적으로 접근했고, 미국도 이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재정비에 직접 나섰다.
디솜브리 차관보는 “우리는 전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대통령으로서 평화가 경제 성장과 번영의 핵심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프랑스가 캄보디아를 식민지로 삼으면서 처음 측량한 817킬로미터(km) 국경선 가운데 미확정 구간을 두고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이어왔다.
양국은 지난해 7월 28명이 숨진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였고, 지난달에도 약 3주에 걸친 교전을 겪은 끝에 어렵게 휴전에 합의했다.
이번 교전으로 양국에서 최소 101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이 넘는 피난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