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결심공판 출석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관련자들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김 전 장관을 비롯한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 사건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팀의 구형이 오는 13일로 전격 연기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의 서류증거(서증) 조사가 10시간 30분 넘게 길어지면서 재판이 밤늦게까지 이어지자, 재판부가 추가 기일을 지정하며 발생한 이례적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 측의 최종 변론과 최후 진술 또한 13일로 미뤄지게 되었다.
◆ 장시간 공방에 결심 공판 차질… 김 전 장관 측 "정치 재판" 항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 20분경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그리고 김 전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을 비롯한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을 개시했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8명의 주요 피고인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8명이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흰색 셔츠와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와 재판부에 인사한 뒤 피고인석에 착석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측 서증조사와 최종 변론, 특검 측 최종 변론과 구형, 피고인 최후 진술을 순차적으로 진행하여 재판을 종결하고 선고일을 지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이 점심시간과 휴정 시간을 포함해 10시간 30분 가까이 서증 조사를 진행하면서 재판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공소장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으로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하상 변호사는 "검찰(특검)이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생각을 가지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이번 재판이 정치 재판임을 주장했으며, 김지미 변호사는 북한의 대남 도발 관련 논문을 들어 안보 위기 상황을 강조하기도 했다.
서증 조사 과정에서는 김 전 장관 측과 특검팀 간에 자료 부족 등을 놓고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귀연 재판장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징징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하자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이 반발하며 언성을 높이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결심공판 출석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관련자들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김 전 장관을 비롯한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 사건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 재판 지연에 윤 전 대통령 '졸음', 법조계는 "지연 전략" 비판
김 전 장관 측의 장시간 서증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은 대체로 눈을 감고 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때때로 옆자리에 앉은 윤갑근 변호사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방청석을 둘러보는 모습도 보였다.
재판부가 오후 9시가 넘도록 김 전 장관 측 변론이 끝나지 않아 자정을 넘길 상황이 예측됨에도 강행 의지를 보이자, 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모두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평생을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신뢰가 있는 분들"이라며 변호인단을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중요한 변론을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항변하자, 재판부는 결국 이날 윤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의 서증 조사 및 변론 절차가 끝나는 대로 공판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지 부장판사는 "다음 기일에는 무조건 끝낸다. 다른 옵션은 없다"고 강조하며 공판은 다음날 0시 11분경 종료되었다.
결심으로 진행한 공판이 지연되며 구형과 최후 진술을 위한 추가 기일이 지정된 이 전례 없는 상황에 대해 법조계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선고 전 마지막 변론이라는 점을 고려해 피고인 측에 최대한의 발언 기회를 주려는 재판부의 선의를 일부 변호인들이 악용하여 재판 지연 전략을 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동시에 방어권 행사와는 동떨어진 발언이나 기존 발언 반복을 단호하게 제지하지 못한 재판장의 아쉬운 소송 지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내란특검 최종 수사 결과 발표하는 조은석 특별검사.사진=연합뉴스
◆ 정치권, "국민 우롱 침대 재판" 비난… 사형 구형 여부 '최대 관심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을 연기하기로 한 직후 정치권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해 "사형 구형을 애타게 기다려 온 국민을 또 우롱하고 분노케 한 결정"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알뜰하게 '침대 재판'을 시전한 재판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 또한 "내란 잔당들의 '법정 필리버스터'에 재판부가 굴복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이러니 내란전담재판부가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13일 추가 지정된 공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서증 조사에 이어 특검팀 최종 의견과 구형, 변호인의 최종 변론과 최종 진술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팀의 구형량이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세 가지뿐이다.
특검팀은 지난 8일 특검보와 부장검사 이상 주요 간부를 소집해 6시간에 걸쳐 구형량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려 한 죄책이 중하고 공판 내내 책임 회피로 일관하며 반성의 기미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사형을 구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으로는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등과 관련해 1996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과 달리 인명 피해가 없었고 계엄이 단시간 내에 종료된 점을 들어 무기징역 구형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징역 구형을 주장한 이들 사이에서는 사형을 구형했을 때의 사회적 파장, 1997년 12월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의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 상황에서 사형과 무기징역 간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음에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하여 국회를 봉쇄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했다는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