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하는 김경 서울시의원
2022년 지방선거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1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오후 11시 10분,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는 김 시의원이 '공천헌금 의혹'이 담긴 녹취가 공개된 지난달 29일 이후 13일 만의 본격적인 수사이며, 수사가 시작되자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던 김 시의원이 귀국한 지 약 4시간 만의 일이다.
김 시의원은 이날 귀국 직후 경찰의 강서 및 영등포 자택 두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참관한 뒤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강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느냐", "미국 체류 중 텔레그램은 왜 재가입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당시 김 시의원은 공항 입국장에서 보였던 야구 모자와 검정 롱패딩 차림 그대로였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의원실의 남모 전 사무국장을 통해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시의원은 이 돈을 전달한 이후 강선우 의원이 참석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단수 공천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경찰은 김 시의원을 상대로 금품을 전달한 이유와 강선우 의원의 주장대로 금품이 반환된 것이 맞는지, 만약 반환되었다면 공천을 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수사 도중 미국으로 출국했던 김 시의원은 미 체류 중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자술서를 경찰에 제출했으나, 경찰은 자술서 내용과 상관없이 철저한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수사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경찰은 김 시의원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으며, 담긴 내용을 분석한 뒤 보강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텔레그램을 반복해 삭제하는 등 김 시의원의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된 만큼 곧장 구속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 시작에 맞춰 미국으로 떠난 점과 결부해 김 시의원과 강선우 의원 간의 '말 맞추기'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김 시의원과 함께 강선우 의원, 남모 전 사무국장의 사무실과 자택 등도 압수수색했으며,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난 후에 압수수색이 이뤄진 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수사 대상자인 김 시의원은 미국에 체류하며 자유롭게 돌아다녔고, 텔레그램에서 탈퇴했다가 재가입을 반복하는 등 증거 인멸의 시간을 벌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찰이 현직 국회의원과 이에 연관된 시의원에 대해 강제 수사를 머뭇거리는 동안, 피의자들이 수사에 대응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