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으로 폐허 된 집.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월 8일까지 휴전 합의” 최후통첩을 무시하고 지난달 30일 밤부터 31일 새벽까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 공습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159명이 부상했다.

AP(Associated Press)통신은 이를 2022년 10월 키이우 공습 개시 이후 어린이 사망·부상자 수로는 최대 피해이며, 2023년 7월 33명 사망 이후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주거지역과 아동병원, 학교 등을 목표로 드론 300여대와 미사일 8기를 동원했다.

부상자 중 어린이는 16명으로,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단일 공격으로 가장 많은 어린이 피해를 기록했다.

키이우시 당국은 파괴된 건물 26곳에서 경찰과 구조대원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며, 사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 31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폭격으로 폐허 된 집 바라보는 키이우 주민들

지난달 31일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주거용 건물 앞에서 주민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새벽,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에서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1명이 사망했다고 자포리자 군정이 텔레그램을 통해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는 드론 300여대와 미사일 8기로 공격했다”며 “오늘 세계는 평화를 갈구하는 우리의 소망에 러시아가 어떻게 답했는지 봤다. 힘이 없는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이번 공격은 방공시스템에 과부하를 주도록 계산된 극도로 교활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러시아에 “8월 8일까지 휴전하지 않으면 새로운 관세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달 30일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행동은 구역질난다”며 “나는 제재와 관세, 모든 수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우리는 제재를 부과할 것이다. 유럽은 극도로 화가 났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율리야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데드라인에 대한 푸틴의 응답”이라며 “세계는 심판과 최대 압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관대한 태도로 해결책을 찾으려 했지만, 푸틴은 살해를 멈추려는 시도에 신경 쓰지 않고 파괴와 살인만 추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쟁 범죄자의 존재는 의미 없는 전쟁에 기반하며, 그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지만 끝내려 하지도 않는다”며 “러시아에 최대 압박을 가하고 모든 제재를 동시에 시행해 힘으로 평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