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월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월 8일까지 우크라이나 휴전” 경고를 사실상 거부하며, 러시아의 목표가 변함없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Tass)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카렐리야공화국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 후 “지난해 6월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 조건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러시아 외무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가입 포기, 러시아 점령 지역 내 우크라이나군 철수, 서방 제재 해제를 휴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것들은 조건이 아니라 목표다. 러시아의 의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발표했다”며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의 핵심은 위기를 초래한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50일 내 휴전”을 요구한 데 이어 7월 28일 시한을 10~12일로 단축하며 러시아에 가혹한 관세 제재를 경고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관세 위협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협상에 실망한 이는 과도한 기대를 한 탓”이라며 “공개적 대화가 아닌 철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의 재개를 강조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의 안보를 보장하는 장기적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푸틴의 발언이 전쟁을 끌거나 제재를 늦추려는 의도가 아니라 진정한 평화 의지라면,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지도자 수준의 정상회담에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즉각적 휴전과 푸틴-젤렌스키 정상회담을 평화 협상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러시아 정권 교체 요구에 대해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기다릴 수 있다”며 “러시아 정치 체제는 헌법에 기반하며, 우크라이나와 달리 부패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계엄령을 이유로 임기 종료 후에도 대통령직을 유지한다고 비판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2024년 11월 공개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Oreshnik)를 양산해 군에 배치했으며, 2025년 말까지 벨라루스에 전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연초부터 러시아-미국 간 우크라이나 문제 논의가 성과를 냈다”며 “키이우 정권이 이스탄불 협상을 재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끈기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러시아-미국 간 직접 군사 충돌을 반대한 입장을 높이 사며, “미국이 위기의 근본 원인을 고려하려는 점에서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