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을 철회하고 60만 명 규모의 중국인 학생 수용을 발표하자, 그의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결정은 기존에 중국 공산당과의 연루 가능성을 이유로 중국인 유학생 비자 제한을 추진했던 정책과 상반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개최된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낼 것"이라며 "중국인 유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많았지만, 우리는 그 학생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공식 밝혔다.
그는 나아가 "60만 명의 학생 유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정책 변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같은 발표는 지난 5월 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과 관련되거나 핵심 분야를 전공하는 중국 학생들이 비자 취소 대상에 포함된다"며 '공격적 비자 취소'를 공언했던 것과 180도 다른 방향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6월 런던에서 열린 미중 제2차 고위급 무역 협상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에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 늘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이번 입장 변화가 예견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60만 명의 중국인 학생'은 작년 11월 미국 국무부 교육문화국과 국제교육연구소(IIE, 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가 발간한 '오픈 도어' 보고서 기준, 2023∼2024학년도에 미국 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 출신 학생 27만7천여 명(전체 외국 유학생의 약 25% 비중)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이번 유학생 확대 정책은 미국 대학들이 겪는 재정난을 완화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에서는 즉각적인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더힐의 보도에 따르면,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중국 공산당에 충성할지 모르는 60만 명의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다니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녀는 또한 "미국 학생들의 자리를 대체할 중국 학생 60만 명을 왜 받아들여야 하는가? 우리는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가 진영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극우 성향 유튜버 로라 루머 역시 엑스(X)를 통해 "공산당 스파이 역할도 수행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학생들' 60만 명이 미국으로 더 유입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발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유학생 수용 방침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