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우크라이나 국가 개황'.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중국 외교부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우크라이나의 행정구역, 정치, 외교 관련 정보를 삭제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26일 보도했다.
성도일보는 ‘중국관찰’ 코너에서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가 7월 업데이트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가 개황’에서 행정구역, 정치, 외교 항목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2024년 3월판 홈페이지에는 우크라이나가 24개 주, 1개 자치공화국(크림공화국), 2개 직할시(키이우, 세바스토폴)로 구성됐다고 소개됐으나, 현재 이 내용이 통째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삭제된 정치 항목에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특별 군사작전 발표를 포함한 지난 10년간의 변천사가, 외교 항목에는 러시아의 침략 규탄과 크림반도 편입 거부 등이 포함돼 있었다.
홍콩시립대 왕장위 교수는 웨이보에서 “이는 의미심장한 변화”라며 “중국이 국제법상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던 입장을 바꿨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중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며 평화적 해결을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이번 삭제는 러시아와의 밀착 강화로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2022년 2월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약 20%를 장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반도와 동부 4개 주(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영토 교환을 언급했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성도일보는 약 3년 반 이어진 전쟁으로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반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점령지 현실을 간접 인정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왕장위 교수는 “중국은 과거 러시아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국제법상 우크라이나 지지를 명확히 했다”며 이번 변화가 중국의 대외 정책 조정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