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펑롄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중국은 27일 대만 정부의 전승절 열병식 불참 결정에 대해 “역사 왜곡이자 배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을 겨냥해 “항일전쟁 역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해 대만 독립을 추진한다”며 “공산당이 항일전쟁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전 민족의 투쟁과 희생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는 대만 대륙위원회가 전날 공무원, 퇴직 장교, 연예인 등에게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대회’(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금지하며 “공산당의 항일전쟁 주도 주장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주장하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대만은 열병식 참석 시 현직 및 전직 고위 국방·정보·외교 관료에 대해 연금 정지 등 처벌을 예고했다.

대만은 그간 전승절 행사가 반서방 세력 결집과 군사력 과시로 미국과 일본을 견제한다고 비판하며, 중국의 역사 인식을 정치화한다고 지적해왔다.

주펑롄 대변인은 “공산당이 항일전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며 “항일전쟁은 대만 동포를 포함한 모든 중국 인민의 위대한 서사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산당의 유격전선과 국민당의 정규전선이 협조해 1937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저항했고, 그 결과 50년간 일본에 점령당했던 대만이 반환됐다고 설명했다.

양안 갈등의 핵심은 항일전쟁 주도권을 둘러싼 역사 인식 차이다.

중국은 공산당이 승리의 주역이었다고 주장하며, 대만 의용대 등 반일 무장 세력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만은 당시 중화민국(국민당 정부)이 전면전을 주도했다고 강조한다.

또한, 대만은 일본의 항복 서명일인 9월 2일을 승전일로, 중국은 9월 3일을 기념일로 정해 차이가 있다.

주 대변인은 “대만해협 양안 동포들이 항일전쟁의 애국심을 계승해 중화민족 부흥을 위해 협력하길 희망한다”며 전승절에 각계 인사를 초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