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61.사진=중국중앙(CC)TV 캡처/연합뉴스
중국이 3일(현지시간) 전승절 열병식에서 개량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둥펑(東風·DF)-61을 포함한 신무기들을 대거 공개하며 군사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는 고조되는 미중 간 군사적 긴장 속에서 중국의 핵 능력과 현대화된 군사력을 국제사회에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이날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개최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북한 김정은 등 각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존 'DF-5B'의 개량형인 'DF-5C'와 'DF-41'의 개량형인 'DF-61' 등 최신예 전략 무기들을 선보였다.
특히 극초음속 무기와 함께 육·해·공에서 핵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핵 3축 체계'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전략적 억지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DF-5C.사진=중국중앙(CC)TV 캡처/연합뉴스
◆ 개량형 ICBM...'전 세계 사정권'
열병식에 등장한 DF-5C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 전략핵미사일로,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양청쥔은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DF-5C가 DF-5 계열 및 DF-41 미사일의 기술적 장점을 반영했으며, 최대 사거리가 2만km 이상으로 전 지구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DF-5C의 속도가 수십 마하 수준으로 추정되어 적의 방공망을 회피할 수 있고, 다탄두 각개 목표 설정 재돌입체(MIRV, 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s)를 탑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F-5C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등장했는데, 이는 발사 준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DF-17 및 YJ-21.사진=중국중앙(CC)TV 캡처/연합뉴스
◆ 신형 'DF-61'과 '괌 킬러' DF-26D
이날 처음 공개된 DF-61은 DF-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로, 신형 고체연료 추진 시스템을 사용하여 발사 준비 시간을 대폭 줄였다. 또한 MIRV를 탑재해 동시에 여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DF-41은 최대 사거리가 1만4천㎞ 정도로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미사일이다.
열병식에서는 '괌 킬러'로 불리는 DF-26의 개량형인 DF-26D 대함미사일도 새롭게 등장했다.
DF-26D의 최대 사거리는 5천㎞ 정도로 '제2 도련선'에 속하는 괌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주일 미군기지나 필리핀해를 타격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미사일은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가 인도·태평양 세력 균형에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DF-26D 때문에 대만 유사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천㎞ 밖에서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제1도련선에서 주한미군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및 일본의 SM-3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는 사거리 1천800∼2천500km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도 선보였다.
공중 발사 장거리 미사일 징레이(驚雷·JL)-1.사진=중국중앙(CC)TV 캡처/연합뉴스
◆ 육·해·공 통합 '핵 3축 체계' 첫 공개
중국은 이날 열병식에서 육·해·공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적 핵 3축 체계'를 최초로 공개했다.
공중 발사 장거리 미사일인 징레이(驚雷·JL)-1을 비롯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쥐랑(巨浪·JL)-3, 지상 발사 미사일인 DF-61과 DF-31을 선보인 것이다.
군사 전문가 장쥔서는 JL-1을 탑재한 폭격기가 언제든 이륙 가능하고 적군이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JL-3의 사거리가 1만km 정도로 늘어나 지구상 대부분 지역을 사정권으로 함으로써 중국이 핵 타격을 위해 제2도련선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핵 억지력과 반격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주요 무기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3일(현지시간) 전승절 열병식에서 개량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61을 비롯한 신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중국은 이날 DF-26D 등 극초음속 무기를 선보였고, 징레이(驚雷·JL)-1을 포함한 '핵 3축 체계'도 처음 공개하며 핵 능력을 과시했다.사진=연합뉴스
극초음속 및 스텔스 기술 과시 DF 계열 미사일 외에도 미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마하 6∼10) 미사일 등 YJ 계열 미사일도 등장했다.
YJ-21은 055형 구축함뿐만 아니라 훙(轟·H)-6K 폭격기에서 공중 발사도 가능하다.
공격 무기뿐만 아니라 '중국판 패트리엇(PAC-3, Patriot Advanced Capability-3)'으로 알려진 요격 미사일 훙치(紅旗·HQ)-29 등 방공시스템도 공개됐다.
HQ-29의 성능은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으나, 미사일이 목표물로 하강하기 전 대기권 밖에서 요격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열병식장 상공에는 세계 최초로 2개 좌석을 갖춘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이 비행하며, J-20S는 무인기(드론)와 함께 작전 가능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