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서 회담 가진 북중 정상.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중국이 반미·반서방 세력 결집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6년 8개월 만에 성사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이날 오후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유엔 등 다자 플랫폼에서 계속 조정을 강화해 양측의 공동이익과 근본이익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은 줄곧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계속해서 북측과 조정을 강화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회담에서 "전례 없는 글로벌 도전에 직면해 내가 인류 운명공동체 이념과 글로벌 발전, 글로벌 안보, 글로벌 문명, 글로벌 거버넌스를 잇따라 제안한 데 북측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호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중이 국제·지역 사안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이익을 수호할 것"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북중이 운명을 함께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좋은 이웃이자 친구이자 동지"라며, "두 나라 모두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 국가로서 공동의 이상 신념과 투쟁 목표를 지니고 있다"고 공산주의 이념에 기반한 양국 관계를 강조했다.
김정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
북한 김정은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은 중국과의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한 희망도 나타냈다.
그는 "시 총서기의 강력한 영도와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 하에 위대한 발전을 거뒀다"며, "북중이 모든 단계에서 밀접하게 왕래하고, 당의 건설·경제 발전 등의 경험을 교류하며 조선노동당과 국가의 건설사업 발전을 돕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이 호혜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하여 더 많은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북한 김정은의 방중이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겸해 이뤄졌음을 언급하며, "북한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회담에서 북한은 대만·티베트·신장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확고히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중국이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북한의 사회주의 사업을 지지하고, 귀중한 지원과 도움을 제공한 데 감사를 표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양국 정상의 회담 모두발언 영상을 즉시 공개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6년 만에 김정은을 다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으며, 북한 김정은은 "세상이 변해도 조중(북중) 양국의 친선의 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1~5차 방중 일지
중국을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은이 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베이징역으로 이동해 귀국길에 올랐다.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과 시진핑 주석 간 회담은 2019년 1월 북한 김정은의 방중, 그해 6월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이뤄진 두 번의 회담 이후 6년여 만이다.
이날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김정은은 소규모 다과회와 연회를 가졌으며,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배석했다.
중국 관영매체 보도 시각을 고려할 때 양국 정상은 2시간 미만으로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북한 김정은은 다섯 번째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오후 10시 5분께 전용 열차를 통해 베이징을 떠났다.
북한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6년 8개월 만에 이뤄졌으며, 앞선 네 차례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 남북·북미 대화 국면이던 2018년 3·5·6월과 2019년 1월에 각각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