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장법인 등 공시대상 기업의 성별 임금격차가 전년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남녀 임금 감소폭의 차이가 전체 격차 확대에 주된 영향을 미쳤으며, 제조업과 정보통신업 등 주요 산업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더욱 심화되었다.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을 통해 전자공시시스템(DART, Data Analysis, Retrieval and Transfer System)에 제출된 공시대상 회사 2천980곳의 2024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9천780만 원, 여성은 6천773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에 따른 남녀 1인당 평균 임금격차는 30.7퍼센트(%)로, 전년 26.3퍼센트(%) 대비 4.4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
남녀 평균임금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여성의 임금 감소폭이 마이너스(-) 6.7퍼센트(%)로 남성 마이너스(-) 0.8퍼센트(%)보다 커지면서 성별 임금 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정보통신업, 금융 및 보험업 등 종사자가 많은 산업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전년보다 확대되며 전체 격차 증가에 기여했다.
제조업은 2023년 20.0퍼센트(%)에서 2024년 29.1퍼센트(%)로 9.1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
정보통신업은 같은 기간 30.3퍼센트(%)에서 34.6퍼센트(%)로 4.3퍼센트(%)포인트, 금융 및 보험업은 30.2퍼센트(%)에서 31.2퍼센트(%)로 1.0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
산업별 성별 임금 격차
5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법인 등 공시대상 기업의 남녀 1인당 평균 임금격차는 30.7%로, 전년(26.3%) 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사진=연합뉴스
산업별 성별 임금 격차가 크게 나타난 분야는 도매 및 소매업(44.1퍼센트(%)), 건설업(41.6퍼센트(%)), 정보통신업(34.6퍼센트(%)) 순이었다.
반면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산업은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5.8퍼센트(%)), 숙박 및 음식점업(17.7퍼센트(%)),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 조절 공급업(22.5퍼센트(%)) 등이었다.
공시대상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 11.8년, 여성 9.4년이었으며, 성별에 따른 근속연수 격차는 20.9퍼센트(%)로, 전년 23.0퍼센트(%) 대비 2.1퍼센트(%)포인트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근속연수 격차 감소는 임금 격차 완화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해 공시대상 회사에서는 근속연수 격차가 줄었음에도 임금 격차가 오히려 확대된 점이 특징적이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임금이 근속연수 외에 직급, 근로 형태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편, 공공기관의 경우 상장법인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344곳의 공공기관 성별 임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천267만 원, 여성 1인당 평균임금은 5천816만 원으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 격차는 20.0퍼센트(%)로, 전년 22.7퍼센트(%) 대비 2.7퍼센트(%)포인트 줄었다.
공공기관의 평균 근속연수 격차 역시 전년 대비 9.1퍼센트(%)포인트 감소한 19.9퍼센트(%)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는 향후 성별 임금 격차 분석 시 연령, 직급, 고용 형태, 경력단절 여부, 직무 특성 등 다양한 변수를 포함하여 격차 원인을 정밀하게 파악할 방침이다.
또한 기업별로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고용평등임금공시제' 도입을 통해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